Ex) Article Title, Author, Keywords
Ex) Article Title, Author, Keywords
2024; 35(6): 283-298
Published online December 25, 2024 https://doi.org/10.3807/KJOP.2024.35.6.283
Copyright © Optical Society of Korea.
오명규†ㆍ유난이
Correspondence to:†omkyu@gist.ac.kr, ORCID: 0000-0001-8478-4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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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huge enhancement of the Raman signal on the surface of metal nanostructures by surface plasmon effect provides great opportunities to detect various molecules absorbed on the surfaces simultaneously with high sensitivity. Surface-enhanced Raman spectroscopy (SERS) proved to be very promising for the highly sensitive detection of gases as well as biomaterials and chemicals in a large number of previous studies. In this paper, the main technical issues and their related achievements are introduced in view of three categories: fabrication of novel nanostructures with high enhancement factors, functionalization of metal surfaces, and development of compact SERS spectrometers. The limits of current SERS gas sensor technology and the prospects are also discussed, compared with practical technical needs in various application fields.
Keywords: Gas sensing, Surface-enhanced Raman spectroscopy, Volatile organic compounds
OCIS codes: (010.1120) Air pollution monitoring; (240.0240) Optics at surfaces; (240.6695) Surface-enhanced Raman scattering; (300.0300) Spectroscopy; (300.6450) Spectroscopy, Raman
표면증강 라만 분광법(surface-enhanced Raman spectroscopy, SERS)은 금속 나노구조체 표면에서 표면플라즈몬 효과에 의해 라만산란 신호가 엄청나게 증강되는 것을 활용함으로써 기존 라만분광법의 장점에 고감도 정량분석 능력을 더한 매우 유망한 분광분석법이다[1]. 이러한 이유로 표면증강 라만 분광법은 지난 수십 년 동안 전 세계에서 활발하게 연구되어 왔으며, 대표적인 응용분야는 금속 나노입자를 이용한 고감도 바이오센싱 분야이다[2-4]. 이에 더해 액체 및 기체 시료 속의 미량 성분 분석도 매우 유망한 분야로서 활발히 연구되고 있다[그림 1(a)].
기체 시료 내 미량 가스 분석은 액체 시료에 비해 많은 한계점이 있는데, 무엇보다도 시료 밀도가 낮아 고감도 분석이 매우 어렵다는 점이 가장 큰 쟁점이다. 기체의 밀도는 액체보다 약 103배 가량 낮기 때문에, 신호 세기가 동일하다고 전제하면 기체시료에서의 parts per million (ppm)급의 감도는 액체시료에서의 parts per billion (ppb)급 감도에 대응된다. 통상적으로 환경 및 바이오 분야에서는 ppb급의 가스 분석 감도가 필요한데 이 정도의 높은 감도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이 총 세 가지의 고도의 요소 기술이 필요하다.
첫째, 표면증강효율(enhancement factor, EF)이 매우 큰 나노기판의 개발이다. 이 기술은 무엇보다도 중요한데, 기체 성분분석 시 나노구조체가 고정된 필름 형태는 높은 재현성을 구현하는데 유리하며, 반복, 연속 측정이 가능하다는 커다란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나노구조체 필름 기판을 제조하는 방식은 크게 나노입자들을 합성한 후 기판에 고정하는 것과 기판 표면에 나노구조를 직접 직조하는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ppb급의 가스 분석 감도를 얻기 위해서는 금속 표면에서 일반 라만산란 신호 세기에 비해 통상 107배 이상의 EF가 필요하며, 나노기판의 EF 값이 클수록 높은 감도를 얻을 수 있다. SERS 기판 방식에서는 국소적인 EF 값보다 전체 평균 EF 값이 분석 감도를 결정하게 된다[그림 1(b)]. 선행 연구에 따르면, EF 값은 Ag, Au 등 제작에 사용된 금속 물질의 종류와 나노구조의 형태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이며, 최고 109배 수준의 대면적에서 평균 표면증강효율을 보이는 은(Ag) 나노기판을 개발한 사례가 있다[5-8]. 하지만 향후 분석 감도의 향상, 분석 대상 가스 종 확대, 재현성 제고, 기판 수명 연장 등을 위하여 보다 다양한 금속 물질들을 이용하여 새로운 나노구조체를 지속적으로 개발해 나가야 할 것으로 사료된다.
둘째, 타겟 가스분자를 나노기판 표면에 흡착시키는 기능성 코팅(functionalize) 기술이 필요하다. 분자의 흡착 메커니즘은 소수성(hydrophobicity), 극성(polarity), 반데르발스(Van der Waals) 결합, 수소결합, 화학결합 등으로 다양한데[9], 결합력에 따라 분석 감도, 측정 속도, 재현성 등이 크게 달라진다. 흡착률은 기능성 코팅 물질과 타겟 분자의 종류의 결합력에 의해 결정되므로, 다양한 가스 분자에 모두 대응 가능한 고감도 분석 능력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기능성 코팅 물질을 확보해야 한다. 현장에서 필요한 분석대상 가스의 종류는 매우 다양하지만 휘발성 유기 화합물(volatile organic compound, VOC)들이 대부분을 차지하며, 주요 분석 대상으로 설정된 물질들도 대부분 VOC에 속한다. 분자의 흡착 특성을 고려할 때 SERS 가스 센서 기술은 VOC 분석에 적합하다고 볼 수 있다. 선행 연구에서는 흡착성이 매우 우수한 트리니트로톨루엔(trinitrotoluene, TNT), 다이나이트로톨루엔(dinitrotoluene, DNT), 머캅탄(mercaptan), 사이안화 수소(hydrogen cyanide, HCN) 등의 가스 분자들을 기능성 코팅 없는 Au, Ag 나노기판에서 parts per trillion (ppt) 수준의 초고감도로 분석한 사례가 있고[10-15], 아미노벤젠티올(aminothiophenol, ATP), 프로판티올(propanethiol, PT), 다공성 거대분자(metal organic framework, MOF) 등 유기 리간드로 코팅된 Au, Ag 나노기판에서 벤젠, 톨루엔(toluene), 알데하이드 등 중요 VOC 분자들을 ppb급으로 실시간 분석한 사례도 있다[16-25]. 하지만 현재까지 ppb급 고감도 분석이 실시간으로 가능하다고 밝혀진 기능성 코팅 물질의 종류는 수십 종에 불과하며, 이러한 기능성 코팅 물질을 이용해 분석 가능한 가스의 종류 역시 20종 이내에 불과하므로 향후 SERS 가스센서 기술이 종합적 분석능력을 구현할 수 있게 되기 위해서는 새로운 유망 리간드들을 다양하게 찾아내야 할 것이다.
셋째, 고감도 가스 검출을 위해 나노기판 표면에서 펌프레이저의 초점 크기가 수십 µm 이상이면서 동시에 라만 신호 검출 효율과 파장분해능이 높은 고감도 분광기가 필요하다. 아울러 나노기판 표면에 샘플 가스를 적절하게 유도해 주는 포집 장치 기술 또한 필요하다. 특히 소형 휴대용 SERS 센서시스템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분광신호 검출 효율과 파장 분해능이 높으면서도 크기가 작은 분광기가 필요한데, 신호 검출 효율과 파장 분해능은 서로 상반되고, 파장 분해능과 분광기 크기는 상응하기 때문에 이를 구현하는 것이 쉽지 않아 관련 기술은 아직까지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상으로 볼 때, SERS 기반 가스 분광센서 기술은 원리적으로 다종의 VOC 가스분자들을 동시에 고감도로 실시간 식별할 수 있는 소형 가스센서 시스템을 구현할 수 있다는 잠재력을 가졌음에도 현장에서 광범위하게 활용되기에는 아직 부족한 점이 많음을 알 수 있다. 무엇보다도 시급한 것은 분석 대상 가스 종을 확대하기 위한 새로운 기능성 코팅 물질의 발굴이다. 그러나 그간의 한계점에도 불구하고 지난 20여 년 간의 수많은 연구를 통해 몇 가지 중요한 진전을 이룬 것 또한 사실인데, 대면적 평균 표면증강효율이 109배 수준에 이르는 초고감도 나노기판을 개발한 것이 그 예시이다. 이 성과는 금속 나노구조체 기술 면에서 획기적인 발전을 이룩하는 데 기여하였다고 평가된다[5-8]. 또한 대표적인 환경유해물질인 벤젠, 알데하이드, 톨루엔, 자일렌(xylene) 등을 ppb급으로 분석할 수 있는 유용한 기능성 코팅 물질도 발굴되었으며[16-24], 일부 가스 종에 한해서는 코팅 없이도 ppb급 이상의 고감도 분석 기능을 구현할 수 있음도 입증되었다[10-15]. 이러한 선행 결과들을 활용하면 제한적으로나마 SERS 가스센서 기술의 실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보이며, 전기화학센서 등 다른 센서기술들과 함께 사용하면 향후 응용처가 더 넓어질 수도 있을 것이라 기대된다.
본 논문의 2장에서는 서론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SERS 가스센서 기술 상용화에 필요한 것으로 제기된 주요 이슈들을 크게 표면증강효율, 기능성 코팅 기술, 그리고 SERS 분광계 등 세 가지로 나누어 분석하고, 이에 따른 주요 성과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또한 현장에서의 가스 분석 기술 수요를 정리하고, 선행연구 성과들과 이를 대비함으로써 SERS 연구의 향후 과제와 전망을 결론부에서 제시한다.
전도성이 큰 금속 나노구조의 표면에서 플라즈몬 공명에 의해 입사된 빛의 세기가 강해짐에 따라 라만신호의 세기가 증강되는데, 동일한 분자 수에 대해 라만 신호가 증강되는 정도를 표면증강효율(EF)이라고 정의하며,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은 식에 의해 결정된다.
이때 IS, IR 은 SERS 및 라만 신호의 세기, NS, NR은 SERS 및 라만 신호에 기여하는 분자 수이다. 식 (1)을 사용하면 나노입자 및 나노기판에서 라만 신호의 EF를 측정할 수 있다.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금속 나노구조에서 라만 신호의 증강은 입사광의 표면 플라즈몬 공명에 의한 세기 증대에 기인하는데, 이 세기 증강계수, light field intensity enhancement factor (LFIEF)는 다음과 같이 정의된다.
이때 E, Ein은 각각 증강된 빛과 입사된 빛의 전기장이다.
일반적으로 라만 산란은 3차 비선형 현상임에도 불구하고 자발(spontaneous) 라만산란 신호세기는 선형 광학현상인 광유도 발광(photoluminescence)과 같이 입사빔의 세기에 비례하지만, 라만 산란은 이광자 전이(two-photon transition)에 의한 결과이므로 입사광의 증강과 스톡스 진공모드(vacuum mode)의 증강에 동시에 비례한다(그림 2). 금속 나노구조에서 표면증강은 물질과 나노구조에 따라 파장에 의존하는 플라즈몬 공명 특성을 보이므로, 자발 라만산란 신호세기의 증대는 펌프 레이저와 스톡스 모드 각각의 증강효율의 곱에 비례한다. 이에 더해 또 한 가지 고려할 점은 표면증강된 라만산란 신호(스톡스 광)는 나노구조의 근접장(near-field) 스톡스 모드 형태를 가지므로 실험적으로 측정하기 위해서는 원거리장(far-field)으로 결합되어야만 한다는 점이다. 표면증강효율이 상대적으로 낮거나(예를 들면, EF < 103), 금속의 전도율이 충분히 높아 여기된 플라즈몬의 열손실율이 결합효율(near to far-field coupling)보다 훨씬 적은 특정 상황에서는 이러한 결합효율과 관련한 효과를 무시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반드시 고려되어야만 한다. 라만 신호의 표면증강효율, EF는 펌프 레이저와 스톡스 모드 각각의 증강효율의 곱에 대략 비례하므로 다음 식과 같이 근사적인 관계를 갖는다고 볼 수 있다.
금속 나노구조에서 라만 산란 신호의 증강 정도는 재료(전도성), 구조에 따라 크게 달라지는데, 은(Ag) 나노입자의 경우 플라즈몬 공명조건 하에 국소 지점의 최대값이 구형 구조에서 106배, 삼각형과 같은 뾰족한 구조에서 107배까지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1]. 한편 금(Au) 나노입자는 전도도가 낮기에 은 나노입자보다 EF가 수백 배 낮다. 그런데 개별 나노입자가 아닌 나노입자 결합체나 복합 나노구조에서 형성되는 나노갭에서는 hot spot 효과에 의해 EF가 1011–12배 수준으로 획기적인 증가를 보인다[1,26]. 뿐만 아니라 hot spot에서는 플라즈몬 공명 선폭이 나노입자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넓어진다[1]. 이러한 hot spot 특성으로 인해 고감도 나노구조체 개발 시에는 나노갭 형성을 우선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그림 1(b)].
이상과 같이 국소적으로 최대 1012배 수준까지 이르는 라만 산란 신호의 EF를 구현할 수 있었는데, 이를 위한 특별한 나노갭 구조는 크게 정밀하게 식각하거나[27,28] 자체적으로 성장시키거나[5-8], 또는 2개 이상의 독립적인 나노입자들의 결합으로 구현할 수 있다[1,2,29,30]. 비록 부피는 적으나, hot spot에서의 엄청난 빛의 증대는 낮은 출력의 입사광으로도 높은 비선형 광학적 효과를 구현할 수 있어서 광스위치 디바이스 개발에 이용될 수도 있고[31,32], 높은 Q값의 공진기처럼 진공모드를 변화시키므로 cavity-QED용 광소자로도 활용될 수 있으며[33], 무엇보다도 특이결합을 이용하여 타겟 분자를 나노입자들 사이의 나노갭에 선택적으로 샘플링함으로써 초고감도 라만분광분석을 구현할 수도 있다[2]. 하지만 일반적으로 SERS 기반 정량분석에서는 hot spot에서의 최대 EF보다 전체 나노구조에서의 평균 EF가 더 중요하다. 보통 hot spot이 차지하는 부피가 나노구조 표면의 부피(수 nm 두께 × 표면 면적)에 비해서 100배 이상 작으므로, 이 나노구조에서 평균 EF는 최대 EF보다 100배 이상 작아진다.
라만 신호의 EF는 식 (1)에 의해 분자수에 따른 라만 신호와 SERS 신호 세기를 비교함으로써 근사적으로 측정할 수 있다. 선행 연구에 따르면, 나노기판에 라만 프로브 분자를 샘플링하는 방법은 크게 2가지로 분류된다. 첫 번째로는 라만 프로브 분자 용액 소량을 나노구조의 표면에 떨어뜨리고 건조시킨 후 SERS 신호를 측정하는 방법이 있고, 두 번째로는 나노구조 표면에 분자 단일층(self-assembled monolayer, SAM)을 형성한 후 SERS 신호를 측정하는 방법이 있다. 첫 번째 방법은 프로브 용액과 금속 표면의 상대적 계면 특성에 의해 표면장력이 작아져 용액 방울이 금속 표면에 넓고 얇게 잘 퍼지는 경우에 사용되며, 펌프 레이저에 의해 여기되는 프로브 분자수를 정확히 계산할 수 있고, 실험이 매우 간편한 데다가 결과를 빠르게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건조 방법을 택할 경우 흡착력이 약하여 신뢰도가 떨어질 수 있고, 분자의 밀도가 고르지 않으며, 특히 건조 과정에서 분자가 나노갭 부분에 집중될 가능성이 있다는 단점이 있다. 한편 두 번째 방법은 화학결합에 의해 라만 프로브 분자(주로 티올 분자)가 금속 표면에 강하게 흡착되므로 신뢰도가 높다는 장점을 가진다. 그러나 표면이 복잡한 3차원 구조에서는 단위 단면적당 분자 수를 정확히 설정하기 모호하다는 단점이 있다.
단점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건조 방법에서 5 µL의 분자 프로브 용액을 1 cm2 단면적의 나노기판 위에 퍼뜨려서 건조하는 경우를 가정하면, 농도가 10−2 mole·L−1일 때 건조 후 평균 밀도는 약 100%의 단일층 박막 밀도 수준이 된다. 여기서 흡착 고정된 분자들의 불균일성을 고려하면 실제 적합 농도는 약 10−3–10−4 mole·L−1로 추정된다. 그런데 용액 농도가 매우 낮을 시 SERS 신호 세기가 농도에 비례할 것이라는 기대와는 달리 실제로는 예상보다 훨씬 강한 신호를 관측하기도 한다. 선행 연구에 따르면, 10−5– 10−12 mole·L−1 농도 영역에서 10−3 mole·L−1 농도에서의 신호 세기 대비 농도 기준 최대 104배 수준까지 증대된 신호 세기가 관측된 바 있다[6]. 이 사실은 두 가지 측면에서 매우 중대한 의미를 지닌다. 먼저 액체 샘플의 성분 정량분석 시 초고감도를 구현할 수 있는 엄청난 기회를 가지게 되었다는 점이다. 측정의 재현성만 확보하게 된다면, 액체샘플의 고감도 정량분석 분야에서 SERS 기술은 광범위한 응용성을 가질 수 있다. 실제로 관련 분야에서 이를 연구한 수많은 성과들이 발표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나노기판의 재사용에 관한 연구가 크게 이목을 모으기도 하였다. 이 특성은 반대로 나노구조체의 EF 산출 측면에서는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도 있다. SERS 메커니즘과 식 (1)에서는 분자 농도와 분광신호 세기가 비례함을 전제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론과 일련의 실험적 관측 결과의 뚜렷한 분리 현상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학계에서 진지하게 논의된 적이 없는데, 다만 2024년 M.-K. Oh 등이 라만 프로브 분자들이 용액의 건조 과정에서 금속 표면에 균일하게 흡착되지 않고 hot spot이 형성되는 나노갭 주위에 집중적으로 흡착되는 것이 원인일 수 있다고 제안하기도 하였다[34].
한편 SAM을 이용한 EF 측정에서는 앞서 기술하였듯이 나노구조체 단위면적당 분자 수의 설정이 모호하다는 것이 단점이다. 이 문제를 좀 더 자세히 살펴보기로 하자. 식 (1)은 EF 산출 시 나노구조체가 균일한 평면이라는 전제를 하고 있으나, 실제로는 상황이 매우 다르다. 일반적으로 나노구조체는 복잡한 3차원 표면구조를 가지지만, 단순화시킨 모델로서 기울어진 평면을 생각해 보기로 하자. 입사빔의 단면적이 A이고, 평균 세기가 I일 때, 이 입사빔에 비춰지는 평면의 총면적은 기울임각 θ에 대응하여 A/cosθ이고, 단위 면적당 빛의 세기는 I·cosθ이다. 나노표면에 흡착된 분자 수 밀도가 n으로 일정하다고 가정하였을 때 분광신호 Is는 표면이 수직일 때와 기울어졌을 때 모두 I·A·n으로 값이 동일하다. 한편 입사빔에 비춰지는 분자 수를 수직과 기울어짐 두 경우에 대해 모두 동일하게 N으로 고정하면, Is값은 각각 N·I와 N·I·cosθ가 되므로 기울어진 나노표면에서 상대적으로 작은 값을 갖게 된다. 즉, 입사빔에 비춰지는 분자 수를 고정할 시 식 (1)로부터 나노표면의 형태에 따른 고유한 EF를 산출할 수 없다. 이러한 사실을 일반화하면, 임의의 3차원 나노표면에서 수직으로 입사하는 레이저 빔에 대한 평균 EF는 입사빔에 대해 수직으로 사영되는 각 미분 평면들의 식 (1)에 의한 EF를 평균한 값이 될 것이고, 임의의 표면들에서 일정한 분자 수 표면 밀도를 갖는다면 결과적으로 임의의 나노구조체는 자신의 고유한 평균 EF값을 식 (1)을 이용해 산출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이렇게 볼 때 단일분자막(SAM)은 기본적으로 일정한 분자 수 표면 밀도를 가질 것이므로 EF를 산출하는 데 이상적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곡률이 매우 큰 나노 표면에서 실제 SAM은 평면에서보다 불완전할 것으로 보이는데, 특히 EF에 많은 기여를 하는 나노갭에서는 분자 수가 많이 저하될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SAM 방식을 동일하게 적용하면 실제에 근접한 범위에서 일관된 EF 산출이 가능할 것으로 사료된다. 식 (1)을 복잡한 3차원 나노구조에 적용할 때 제기되는 또 하나의 고려사항은 나노구조 표면의 다중 반사효과에 의하여 3차원 표면 각 지점에서의 실제 입사빔 세기가 원래 입사빔의 평균세기보다 커질 수도 있다는 사실이다. 그 결과 빛의 세기가 국부적으로 보다 강해지면서 전체 평균 EF 수치를 높일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 이 효과는 상기한 두 가지의 EF 산출 방법에서 동일하게 반영된다. 그러므로 이러한 3차원 표면 구조의 장점을 최대한 살리기 위하여 마이크론 스케일의 인공적인 3차원 구조 위에 나노구조체를 형성하는 것이 SERS 효과를 향상시키는 데 매우 효과적일 가능성이 있다. 실제 최근에는 이러한 마이크로-나노 하이브리드 구조체를 개발하는 것이 대세이다. 이에 대해서는 다음 장에서 자세히 소개하기로 한다.
기존의 평균 EF 산출에 사용되었던 두 가지 대표적인 방법들의 적정성에 대해 정리하자면, 나노구조체는 가정 상에서는 균일한 형태를 지니나, 현실에서는 그와 달리 매우 복잡한 3차원 나노 구조를 가지므로 식 (1)을 기계적으로 단순 적용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고, 나노구조 각 지점의 특수한 조건들을 고려해 주어야 한다. 이 점에서 SAM 방식은 나노구조체에 따른 고유한 평균 EF를 산출하는 데 적절하며, 식 (1)에서 Ns는 입사빔에 수직으로 비춰지는 이상적인 평면 표면 안에 있는 SAM 분자 수로 정의하는 것이 옳다. 한편 건조 방식을 사용하였을 때 입사빔에 비춰지는 단면적 안의 분자 수를 식 (1)의 Ns로 가정하면, SAM 방식으로 얻은 EF 값보다 낮은 수치를 얻게 될 것인데, 이는 대략 평면 표면적 대비 실제 나노구조체의 표면적의 비율이다. 선행 연구에 따르면, 유망한 나노구조체들의 표면적은 평면 대비 2배 이상에서 최대 10배 수준까지 이르는 것을 볼 수 있다. 이와 같이 나노구조체의 실제 표면적은 흡착되는 분자의 수에 비례하므로, 실제 표면적을 반영할 수 있는 SAM 방식이 나노구조체의 실제 분석능력을 더 정확히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앞서 언급하였다시피 건조 방식은 매우 간편하고 즉각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므로 적절한 프로브 분자 농도에서 일관되게 적용하면 나노구조체의 EF를 일상적으로 모니터링하는 데 매우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이상의 건조 방식과 SAM 방식이 동일한 EF 수치를 보일 수 있는 조건은 먼저 건조 방식에서 표면적을 원천적으로 배제함으로써 EF가 수 배 정도 저평가되는 점과 프로브 분자가 나노갭에 농축되는 경향성, 그리고 나노갭에서 단일분자막 형성이 완전치 않다는 사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용액 농도 10−2– 10−4 mole·L−1 범위 이내라고 할 수 있다.
평균 EF 값이 매우 높은 나노기판을 개발한 선행연구 사례들을 살펴보자. 표 1과 그림 3은 지금까지 발표된 주요 성과들을 EF 값의 크기에 따라 정리한 결과이다[6,29,34-41]. 선행 연구결과들을 종합하면, 나노막대나 나노와이어 등 1차원 구조가 입자형태의 3차원 구조보다 더 높은 EF를 구현하는 데 유리하다. 예를 들면 기울임 각 증착법(oblique angle deposition)으로 제조한 은(Ag) 나노막대 배열(Ag nanorod array substrate) 기판은 나노막대의 굵기가 ~100 nm, 길이가 ~1,000 nm, 밀도가 ~10 µm−2인 조건에서 최대 109배 수준의 EF를 보여주었다[5-8]. Anodic aluminum oxide (AAO) 템플릿 기법으로 제조한 은(Ag) 나노와이어 다발 배열에서는 나노와이어 굵기가 ~90 nm, 길이가 ~900 nm이고, 끝 부분이 용액 건조과정에서 표면장력으로 인해 달라붙어 약 10개의 와이어가 한 다발을 이룰 때, 108배 이상의 EF를 얻을 수 있었다[29]. 이와 비슷하게 AAO 템플릿에서 막대의 길이가 300 nm일 때, 수직으로 배열된 Ag 나노막대 배열을 얻을 수 있고, 나노막대 사이의 간격이 수 nm일 때 평균 EF는 약 3 × 107가 되었다[35]. 마찬가지로 AAO 템플릿에서 에칭 공정을 많이 진행하면 주기적인 배열을 갖는 나노 구멍들이 서로 합쳐지면서 구멍 주위의 정육각형 꼭지점 위치들에서 얇은 알루미나 나노와이어 배열이 형성되는데, 이를 용액에 담근 후 건조하면 표면장력에 의해 이웃하는 와이어들끼리 강하게 접합되면서 나노와이어 다발 배열 구조가 형성된다. 여기에 Ag을 약 100 nm 두께로 증착시키면 3차원 Ag 나노와이어 다발이 되면서 hot spot 지점이 풍부하게 형성되어 EF 값이 높아진다. 이 실험에서는 나노와이어 길이가 1–5 µm일 때 가장 높은 EF (2 × 107배 수준)를 관찰하였다[34].
Table 1 Representitive previous works where highest average enhancement factors (EFs) were obtained
SERS Substrate | Average EF | Fabrication Method | Ref. |
Tilted AgNR Array | 7 × 108 | OAD | [6] |
AgNW Bundle Array | 1.4 × 108 | AAO; ED | [29] |
3-D AgNP Complex | 3.5 × 107 | AAO; TE | [34] |
Vertically Aligned AgNR Array | 3 × 107 | AAO; ED | [35] |
AgNW Bundle Array | 2.3 × 107 | AAO; TE | [34] |
AgNP Coated Au Nanotube Array | 2 × 107 | AAO; ED; TE | [36] |
Multilayer Aggregated AgNPs | 1.5 × 107 | AgNP; agarose | [30] |
AuNW Network | 6 × 106 | AAO; TE | [39] |
Au 3D-Nanocauliflower Array | 2.2 × 106 | AAO; PDMS; Sputt. | [40] |
AgNP Coated ZnO Flower Array | a)1010 | Litho; ZnO; Sputt. | [37] |
AgNP Coated Micropyramid Array | a)8.8 × 109 | Embossing; AgNP | [38] |
Au Coated Polycarbonate Nanopillar Bundle | a)1.4 × 108 | AAO; imprinting; EV | [41] |
a)The numbers are short of feasibility in their evaluation methods.
SERS, surface-enhanced Raman spectroscopy; NR, nanorod; NW, nanowire; NP, nanoparticle; OAD, oblique angle deposition; AAO, anodic aluminum oxide; ED, electro-deposition; TE, thermal evaporation; Sputt, sputtering; Litho, lithography; EV, e-beam evaporation.
한편 Ag 나노입자들을 최대한 밀집시켜 hot spot 효과를 최대화함으로써 감도가 매우 높은 SERS 기판을 개발한 연구도 존재한다. 해당 연구에서는 나노입자의 크기가 50–100 nm일 때 가장 높은 증강효율을 보여주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다층으로 적층된 Ag 나노입자 집합체에서 107배 수준의 EF를 보여주었다[30]. 또한 AAO template으로 굵기 약 30 nm, 길이 약 300 nm의 얇은 나노막대들이 수직으로 배열된 기판을 제조하고, Ag를 약 100 nm 두께로 수직 증착하면, 나노막대 꼭대기에 직경 100 nm 정도의 약간 길쭉한 타원체들이 형성되는데, 이 역시 용액에 담근 후 건조시키면 표면장력에 의해 타원체 머리부분이 단단히 접합되면서 2차원 타원체 다발 배열이 형성된다. 이 때에도 타원체들 사이의 나노갭들에서 hot spot이 풍부하게 형성되어 107배 수준의 EF가 관찰되었다[34]. 이상과 같이 3차원 나노입자로 이루어진 나노기판에서는 최대값이 107배이며, 1차원 나노구조로 이루어진 기판에 비해 102배까지 낮음을 알 수 있었다. 이러한 차이는 hot spot에서의 최대 표면증강효율은 나노입자 결합체에서 다소 높지만, hot spot의 부피가 나노막대 결합체에서 훨씬 크기 때문에 평균 EF가 증가한 데서 비롯한 것으로 이해된다.
이상과 같이 고감도 SERS 기판 개발의 추구점은 기본적으로 hot spot 효과의 극대화로 정리할 수 있는데, 일부 최신 실험결과들에서는 최대 EF를 구현하는 메커니즘으로서 hot spot이 아닌 3차원으로 분산된 나노구조가 매우 유망함이 확인되었다[5-8,34]. 예를 들면 앞에서 소개한 AgNR 배열에서 평균 굵기가 약 100 nm일 때, 평균 밀도 9 µm−2 근처에서 EF가 109배 수준의 최대값을 갖는다는 것이 확인되었는데, 이 때 나노막대들 사이의 평균 간격은 약 150 nm이다(그림 4). 이때 나노막대의 불규칙한 모양을 감안하더라도 hot spot을 위한 나노갭이 풍부하게 형성되기에는 너무 나노막대들 사이의 공간이 크며, 보다 중요한 점은 나노막대 평균 밀도가 30 µm−2 이상이 되면 EF가 9 µm−2 대비 약 103배 감소하여 106배가 된다는 것이다. 밀도에 비하여 나노막대 굵기 50–100 nm, 길이 300 nm 이상 범위에서는 수 배 이하의 EF 변화를 가져온다는 것이 실험적으로 확인되었다. 아직까지는 이론적 해석으로는 이상의 관찰 결과를 재현할 수 없었는데[5-8], hot spot 효과로 설명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이는 오히려 100 nm 내외의 거리로 3차원 분산된 나노막대들 사이의 공간에서 비교적 균일하면서도 엄청나게 높은 증강 현상이 일어난다고 해석함이 옳으며, 이를 수치해석 상으로 재현하기 위해서는 방정식에 새로운 상호작용 항을 추가로 도입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그림 3(c)에서와 같이 나노입자가 3차원 분산된 구조에서 108배 수준으로 특이하게 높은 평균 EF를 관측하였다[34]. 앞서 소개하였듯이 AgNP 복합구조에서는 최대로 밀집한 형태에서 최대 107배까지가 관측되었으며 이는 지금까지 hot spot 효과가 극대화된 결과로 해석되었는데, 느슨하게 3차원으로 분산되어 있어서 hot spot 효과가 매우 제한적일 수 밖에 없는 AgNPs 구조에서 밀집된 AgNPs 구조에 비해 10배 이상의 매우 높은 EF가 관측된 것이다. 이러한 은(Ag) 나노구조는 수직 배열된 매우 얇은 알루미나 나노와이어에 Ag을 50–100 nm 두께로 수직 증착할 때 나노와이어 측면에 자연적으로 AgNPs가 생성되고, 이후 표면처리 공정에서 용액이 건조되며 표면장력에 의해 와이어들이 서로 엉겨 붙는 과정에서 3차원으로 분산된 AgNPs 구조가 형성된 결과이다. Ag 증착량에 따라 평균 직경이 50–100 nm 또는 10–30 nm인 AgNPs 복합체가 형성되었으나, 크기와 무방하게 108배 수준의 매우 높은 평균 EF가 관측되었고, 실험에서 AgNPs 복합체의 평균 두께는 300 nm 이상이었다[34]. 이러한 결과 역시 위에서 소개한 AgNR 배열 구조의 관측 결과와 비슷한 맥락에서 이해할 필요가 있으며, 관측결과를 수치해석으로 재현하기 위해서는 역시 마찬가지로 방정식에 새로운 상호작용 항을 도입해야 할 것으로 사료된다.
이상과 같이 3차원 분산된 AgNRs와 AgNPs 구조에서 관측된 특이한 평균 EF 값은 hot spot 효과에 기인한 것이 아니며, 표면 전체에서 상대적으로 균일한 빛의 세기 증강에 따른 결과일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타겟 분자들을 나노구조 표면에 흡착시켜 검출하는 정량 분광분석에서 고감도 분석 기능의 구현에 유리한 조건을 제공할 것이라고 기대되며, 아울러 향후 고감도 SERS 기판을 개발하는 데에도 많은 참고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의 SERS 기판 개발 연구동향은 단순한 나노구조체 제조에 머무르지 않고, 표면증강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한 마이크로-나노 하이브리드 구조체를 고안하고 제조하는 것이 주요 방향이 되고 있다. 폴리스티렌(PS) 마이크로 구 배열을 이용한 마이크론 스케일의 AgNW 다발 배열[29], 마이크론 스케일의 깔대기 구조 AgNW 다발 배열[17,34], 1 µm 이하의 Au 튜브 배열 표면에 AgNPs 증착[36], 수백 nm 굵기와 수 µm 길이의 끝이 뾰족한 ZnO 막대들로 구성된 마이크로 플라워 배열 표면에 AgNPs 증착[37], 마이크로 피라미드 구조 표면에 AgNPs 증착[38] 등이 그 대표적인 예시이다. 이러한 하이브리드 구조가 의도하는 바는 평행으로 입사하는 빛을 나노구조체에 효율적으로 유도하는 것과, 표면적을 최대화함으로써 표면증강효과를 극대화하고 타겟 분자 흡착율을 높이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때 추가로 고려해야 할 사항은 마이크론 스케일의 3차원 구조가 나노입자의 공간 분포를 최적화함으로써 위에서 사례로 들었던 나노막대와 입자의 3차원 분포 효과를 유발할 수 있어 부가적인 표면증대효과를 얻을 기회가 있다는 점이다. 선행 연구결과에 따르면, 마이크론 스케일의 구조를 추가함으로써 EF 측정에서 발견되는 문제점을 고려하더라도 수 배 수준의 추가 증강 효과를 얻었다고 추산된다[36,37].
Au 나노구조체는 Ag에 비해 EF가 전반적으로 102배 이상 낮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으며, 이론 상의 계산도 이를 뒷받침한다[1]. 이는 Au에서의 표면 플라즈몬 손실률이 Ag에 비해 크기 때문이다[1]. 손실률은 입사하는 전자기파의 주파수에 따라 변화한다. 이는 일반적으로 자유전자의 산란에 따른 방해에 기인하지만, Au의 경우 파장 400 nm 근처에서 에너지 밴드 사이의 전이(interband transition) 공명이 존재하는 것이 추가 요인이다[1]. 이러한 이유에서 고감도 분석에는 Ag 나노구조체가 더 적합하지만, Au는 산화가 되지 않아 장기적 안정성이 높으며, 바이오 친화성을 지니고 있고, Ag와 다른 분자 흡착성 등으로 인해 SERS 기판 물질로서의 고유한 장점을 갖는다. 이와 관련한 대표적인 연구성과들을 보자면, 굵기가 50 nm 내외의 AuNWs network 필름 구조에서 106배 이상의 평균 EF를 구현하였고[39], Au nanocube를 마이크로 구 배열 위에 고정한 하이브리드 나노구조체에서 106배 이상의 EF를 구현[40]하는 등의 사례들이 있다. 이와 같이 유망한 나노구조를 이용해 Au에서도 107배 수준의 EF를 구현하고 고감도 정량분석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EF 측정 방법과 관련하여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SERS 기판에서 용액을 건조하면 농도가 낮을수록 라만 신호 증대 효율이 높아지는 것이 관측되었다. 또한 효율이 우수한 나노구조체를 활용하면 SERS에 의해 10−12 mole·L−1, 심지어는 최대 10−15 mole·L−1 이하 농도의 용액의 성분까지 분석할 수 있다는 것이 발표되었다[6,29]. 이와 같은 초고감도 분자 식별 능력으로 인해 SERS 기술은 용액 성분 정량분석 기술에서의 유용성이 입증되었고, 재사용 가능한 SERS 기판에 관한 관심도 높아졌다. 이러한 배경에서 최근 재사용 가능한 용액 성분 분석용 SERS 기판 개발 연구가 매우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예를 들어 J.-H. Kim 등은 마이크론 크기로 접혀진 EF가 높은 Ag 나노동공(nano-porous) 구조 필름을 제조하고, O2 플라즈마 표면 처리를 통해 흡착된 분자들을 제거함으로써 다시 용액 성분 정량분석에 활용할 수 있게 하였다[42].
고감도 분자 식별 능력 구현은 SERS 센서 기술의 기본 목표이며, 이를 위해서는 EF가 높은 나노구조체가 반드시 필요하다. 분광분석 감도는 증강된 라만 신호의 신호 대 잡음비(signal-to-noise ratio)가 결정하는데, 신호의 세기는 EF에 비례하고, 잡음은 광 디텍터를 포함한 분광계의 기구적 요인을 최소화할 때 산탄 잡음(shot noise)에 의해 결정된다. 산탄 잡음은 분광신호 세기의 제곱근에 비례하므로, 결과적으로 감도는 EF의 제곱근에 비례하게 된다. 이는 예를 들어 EF가 109일 때 105에 비하여 약 102배의 개선된 감도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만 SERS에서 분석 감도와 EF는 선형관계가 아님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SERS 가스센서 개발의 핵심이 되는 SERS 매질 기술은 EF가 최대한 높은 나노구조체의 개발과 함께 타겟 분자의 표면 흡착을 위한 기능성 코팅 기술을 필요로 한다. 흡착(adsorption)은 통상적으로 물리적인 달라붙음을 의미하지만, 광의적 의미에서는 화학결합에 의한 고정도 포함된다. 물리적 흡착 메커니즘에는 소수성(hydrophobicitiy), 반데르발스(Van der Waals), 극성(polarity), 수소결합(hydrogen bond) 등이 있는데[9], 흡착에너지가 화학결합에 비해 작아서 타겟분자들을 표면에 고정시키는 데 한계가 있다. 한편 화학결합에는 공유결합과 가까운 티올(thiol) 결합(S-Au, S-Ag)이 대표적이며[43], 단백질-효소, 또는 DNA 염기쌍 등과 같은 생화학적 특이결합 등을 들 수 있다. 이러한 화학결합은 결합에너지가 커서 분자의 표면이 영구적으로 고정된다. 이상의 특성에 따라 물리적 흡착은 고감도 분석에는 불리하지만 흡/탈착이 가능해 반복, 연속 측정에 적합하며, 화학결합은 타겟분자들을 표면에 효과적으로 집적시킬 수 있어서 고감도 분석 기능 구현이 가능하지만 반복 측정이 불가능하다.
주요 선행 연구결과들 가운데 먼저 특별한 기능성 코팅 없이 금속 나노구조체를 이용하여 고감도 가스 분석을 실행한 사례들을 보자(표 2). 먼저 HCN 가스를 Au 나노기둥 기판에서 10 ppb 감도로 분석한 사례[10], Au 나노입자 클러스터 기판에서 공기 중 DNT 분자를 10 ppt 감도로 분석했다는 발표[11], 공기 중 4-nitrophenol을 Au 나노입자가 고정된 마이크로-모세관(capillary) 다발 튜브를 이용하여 4-nitrophenol 등을 1 ppb 이하의 초고감도로 분석한 사례도 있다[12]. 또 Ag 나노구조 기판에서 메틸머캅탄(methylmercaptane) 가스 분자를 ppb 수준에서 분석한 연구도 있는데[13], 이때 메틸머캅탄은 S-H 리간드를 가진 티올 분자이다. 한편 표면 처리한 Ag 전극에서 니코틴을 7 ppb 감도로 분석한 연구도 있고[14], Ag 나노입자 구조체를 이용하여 hydrazine, anisole 등을 ppb 수준으로 분석하였다는 발표도 있다[15].
Table 2 Representative functionalized materials and their gas detection results
Functionalized Material | Target Gas | Sensitivity | Nanostructure | Ref. |
- | HCN | 10 ppb | AuNP | [10] |
- | DNT | 10 ppt | AuNP | [11] |
- | 4-Nitrophenol, Pyridine | 0.5 ppb | AuNP | [12] |
- | Methylmercaptane | ppb-Level | Ag Nanostructure | [13] |
- | Nicotine | 7 ppb | Ag Substrate | [14] |
- | Hydrazine, Anisole | 100 ppb, 0.5 ppb | AgNP | [15] |
1-Propanethiol | Bz, Tol, Xylene | (Bz) < 1 ppm | AgNR Array | [16, 17] |
4-ATP | Benzaldehyde | ppb-Level | Ag Nanocrystal | [18] |
ZIF-8 & Cysteamine | Benzaldehyde, 3-Ethylbenzaldehyde | 1 ppb | Ag Nanocube | [19] |
Co-Ni LDH & 4-ATP | Benzaldehyde | 2 ppb | Ag Nanocube | [20] |
LDH | Styrene | 1 ppb | Au Nanoarray | [21] |
Ti3C2Tx Mxene | DNT, Benzaldehyde, Indole | 10–50 ppb | Ag Nanocube on PS Microsphere | [22] |
Porous ZnO | Bz, Tol, Xylene, Nitro-Bz, Chloro-Bz, etc. | (Tol) < 10 ppb | Au Nanoarray | [23] |
Porous Cu(OH)2 | Benzaldehyde, Styrene, Xylene, Nitro-Bz, Bz | (Benzaldehyde) 500 ppt | Au Nanoarray | [24] |
MOF (MIL-101(Cr)) | Tol, 4-Ethylbenzaldehyde, Formaldehyde | 6 ppm, 5 ppm, 75 ppm | AuNP | [25] |
ATP: aminothiophenol, ZIF: zeolitic imidazolate framework, LDH: layered double hydroxide, MOF: metal organic framework, AgNR: silver nanorod, AgNP: silver nanoparticle, Bz: benzene, Tol: toluene, HCN: hydrogen cyanide, DNT: Dinitrotoluene, PS: polystyrene.
다음으로 나노구조체 표면에 기능성 코팅(functionalize)을 통해 타겟 분자 흡착을 유도함으로써 SERS에 의한 분광분석을 시행한 선행연구들을 살펴보자(표 2). 기능성 코팅의 가장 대표적인 방법으로 유기 리간드 단일분자막 코팅을 들 수 있다[그림 5(a)]. 이를 위한 기본 화학적 메커니즘은 티올(S-H) 리간드와 금속의 공유결합성 결합, 즉 S-금속원자 결합에 의한 자체 결집 단일분자막 형성(self-assembled monolayer)이다[43]. 예를 들면 10 mM의 티올 화합물이 함유된 에탄올 용액에 금속 나노구조체를 담그고 약 24시간 후에 꺼내어 에탄올로 씻은 뒤 건조하면 유기 리간드 단일분자막을 얻을 수 있다[17]. VOC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안전 및 환경 규제물질인 벤젠(benzene)은 알칸계 티올(알칸티올, alkanethiol) 분자막 코팅을 이용하여 흡착을 유도하고 분석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16,17]. 이때 C 원자수가 가장 적은 1-프로판티올(1-propanethiol)이 벤젠 분석에 가장 유용하며, 1 ppm 이하 수준의 감도로 실시간 분석하는 데에 사용된 사례가 있다[17]. 알칸티올 단일분자막에 벤젠 분자가 흡착되는 메커니즘은 소수성에 기인한 분자간 인력으로 알려져 있으며[9], 흡착력이 낮아 고감도 분석에는 용이하지 않다. 이때 표면에 흡착된 분자 수는 공기 중 분자 수에 비례하는 흡착 과정과, 흡착된 분자 수에 비례하는 탈착 과정의 평형에 의해 결정되며, 주어진 공기 중 분자 농도 조건과 온도 조건에서 흡착된 분자 수가 일정하게 고정되는, 즉 평형조건에 이르는 데 소요되는 시간은 수 초 이내가 되는 것으로 추산된다. 따라서 1-프로판티올로 코팅된 나노기판으로 벤젠 가스를 ppm 수준의 감도로 실시간 연속 측정할 수 있다. 이때 탈착 속도는 나노기판의 온도에 따라 달라지므로, 온도를 낮추거나 높임으로써 흡착된 분자 수를 키우거나 줄일 수 있다. 예를 들면 1-프로판티올 단일분자막에서 벤젠 분자와 같이 흡착력(약 33 kJ/mole)이 작을 때, 나노기판의 온도를 낮춤으로써 벤젠 가스의 분석 감도를 100배 이상 높여 1 ppm 이하의 감도로 실시간, 연속 분석할 수 있게 한 연구가 있다[17]. 이처럼 나노기판의 온도를 통해 흡착/탈착률을 조절함으로써 반복 측정을 가능하게 할 수 있으며, 이때 기판 온도 조절의 효과는 주로 흡착 에너지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벤젠과 함께 중요한 환경 및 안전 규제물질로 규정되어 있는 알데하이드 가스 분자를 유기 리간드 단일분자막 코팅을 통해 분석한 선행연구들을 살펴보자. 알데하이드의 경우 그간 적절한 코팅 물질을 찾지 못하다가, 최근에 4-ATP를 비롯한 몇 가지 코팅 물질이 발견되면서 알데하이드 계열 분자들도 고감도 분석할 수 있게 되었다[18-25]. 그 예시로 먼저 형태가 다소 복잡한 은 나노결정(Ag nanocrystal) 구조 표면에 4-ATP를 사용한 단일 분자막 코팅을 통해 벤즈알데하이드(benzaldehyde)를 실시간으로 ppb 수준에서 분석하였다는 보고가 있고[18], 시스테아민(cysteamine) 역시 벤즈알데하이드 분석에 유용함을 증명한 연구가 있다[19].
한편 티올의 단일 분자막 코팅 이외에 나노미터 두께의 다공성 거대분자 박막 형성을 통해 타겟 가스 분자 흡착을 유도하고, 이를 SERS 분광분석한 사례도 있다[그림 5(b)]. 예를 들면 Ag 나노큐브 입자들을 금속 유기 골격체(metal organic framework, MOF)의 일종인 zeolite imidazolate framework (ZIF-8) 속에 고정한 후, 시스테아민으로 단일 분자막 코팅하여 벤즈알데하이드, 3-에틸벤즈알데하이드(3-ethylbenzaldehyde) 등을 1 ppb 감도로 실시간 분석하였다는 보고가 있다[19]. 이 보고에서 상온 실시간 ppb급 감도 분석이 가능했던 이유는 알데하이드의 흡착 에너지가 벤젠에 비해 상대적으로 커서 나노기판 표면에서 분자가 농축되는 효과가 생겼기 때문이다. 한편 Ag 나노큐브 입자들을 Co, Ni이 첨가된 층상 이중 수산화물(layered double hydroxide, LDH) 속에 고정시킨 후 4-ATP로 추가적인 단일분자막 코팅 후, 벤즈알데하이드 등을 2 ppb 수준에서 실시간 분석하였다는 발표도 있다[20]. 이 선행연구에서 특히 주목할 점은 공기 중 알데하이드 농도 변화에 따른 흡착 분자 수의 반응시간이 10초 내외인 것을 보여주는 데이터가 제시되었다는 점이다. 이는 가스 분석 감도에 중요한 흡착력과 흡/탈착 반응시간과의 관계에 대한 매우 중요하고 유익한 정보가 되며, 일반적으로 ppb 수준의 고감도 분석이 실시간, 연속적으로 실행될 수 있음을 암시한다. 또다른 선행연구에서는 다공성 LDH로 코팅된 AuNP 배열에서 공기 중 스티렌(styrene) 분자를 1 ppb 감도로 분석하였다고 한다[21]. 또 다른 다공성 물질인 Ti3C2Tx Mxene을 이용하여 DNT, 벤즈알데하이드, 인돌(indole) 등을 10–50 ppb 수준에서 분석하였다는 발표도 있는데, 여기서는 폴리스티렌(polystyrene) 마이크로 구 배열 표면에 Au 나노큐브를 고정시킨 기판을 사용하였다[22]. 또한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는 소재인 벤젠, 톨루엔, 자일렌 등에 대한 고감도 분석 결과가 보고되기도 했는데, Au 나노어레이 기판에 다공성 ZnO 코팅을 하여 벤젠, 톨루엔, 자일렌, 나이트로벤젠(nitrobenzene), 클로로벤젠(chlorobenzene) 등을 ppb급 고감도로 분석할 수 있었는데, 특히 톨루엔을 10 ppb 이하의 고감도로 분석할 수 있었다고 한다[23]. 이와 비슷한 나노구조에서 다공성 Cu(OH)2를 코팅한 경우에는 벤즈알데하이드, 스티렌, 자일렌, 나이트로벤젠, 벤젠 등을 고감도로 분석할 수 있었는데, 특히 벤즈알데하이드는 500 ppt 감도로 분석하였다는 발표도 있다[24]. 한편, Ag 나노입자 기판에서 MOF의 일종인 MIL-101(Cr)을 이용하여 톨루엔, 4-에틸벤즈알데하이드(4-ethylbenzaldehyde), 포름알데하이드 등을 수 ppm 수준에서 분석하였다는 보고도 있다[25].
이상과 같은 최근의 연구결과들은 다공성 거대분자가 고감도 가스분석을 위한 코팅 물질로서 매우 유망함을 보여주고 있다. 한편 다공성 거대분자 박막 역시 유기 리간드 단일층과 유사하게 범용으로 활용되기는 어렵고, 물질의 종류에 따른 타겟 분자의 특이성을 갖는다는 점 또한 선행연구들을 통해 확인되었다.
SERS를 사용해 가스 분자를 고감도 정량분석하기 위해 성능이 우수한 나노물질과 함께 적절한 분광용 광학계가 필요하다. 분광 광학계는 크게 라만 분광프로브, 분광기, 광 디텍터 등으로 구성되며, 실제 시료를 분석하기 위해서는 나노물질에 타겟 분자를 샘플링하는 장치도 추가로 필요하다.
라만 분광프로브는 단색성(monochromatic) 펌프 레이저를 나노물질 표면에 마이크론 스케일로 집속시켜 주는 부분과 증강된 라만 신호를 높은 수율로 모아서 분광기로 전송해 주는 광학계, 그리고 산란된 펌프 레이저를 라만 신호와 분리하는 광학 필터 등을 필요로 한다. 이때 라만 신호의 세기가 형광신호에 비해 통상 109배 이상 약하고, 라만 스펙트럼의 피크 선폭 또한 10 cm−1 이하로 매우 좁다는 라만 신호의 특성을 고려하면 분광 능력 확보를 위해 펌프 레이저의 단색성 수준이 높아야 하는데, 일반적으로는 가스 레이저나 단일 종모드 고체 레이저를 펌프 레이저로 활용하는 실정이며, 이들은 형광 백그라운드나 주변 플라즈마 라인을 제거해야 하므로 0.3 nm 이하의 레이저라인 필터를 도입하여야 한다. 특히 광섬유를 이용하여 펌프 레이저를 전송하는 경우, 광섬유에서 강한 라만 신호가 발생하므로 레이저라인 필터가 반드시 필요하다.
SERS용 라만 분광프로브는 개구수(numerical aperture, NA) 값이 큰 대물렌즈(또는 비구면 렌즈)를 사용하는 현미경 라만 분광계가 일반적이다[그림 6(a)]. 다만 유의할 점은 펌프 레이저의 초점 크기가 수십 마이크론 이상이 되도록 하여 고강도 빛에 의해 나노물질이 손상되는 것을 막아 줄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현미경 라만 분광계를 초소형화하기 위한 방법으로 광섬유 다발을 이용하여 펌프 레이저와 라만 신호를 전송하고, 마이크로 렌즈, 필터들을 광섬유 말단에 설치한 일체형 광섬유 분광 프로브가 제시된 바 있다[그림 6(b)]. 아예 광도파로(광섬유) 둘레나 말단부에 나노물질을 고정하여 렌즈가 없는 단순하고 저렴한 초소형 원격 SERS 분광프로브를 제작하는 것도 가능하다. 하지만 현재 가장 중요한 쟁점인 높은 분석 감도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렌즈의 NA 값을 최대화하는 등 신호 수집 효율을 극대화하여야 하고, 펌프 레이저의 초점 크기가 클수록 보다 출력이 높은 펌프 레이저를 입사시킬 수 있어서 SERS 신호의 SNR을 높일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라만 스펙트럼을 획득하고 분석하기 위해 분광기가 사용된다. 일반적으로 라만 스펙트럼은 피크의 파장선폭이 좁으므로 분해능이 높은 분광기를 사용하면 분자 식별능력을 높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라만 피크의 SNR도 높아져 분석 감도 또한 향상시킬 수 있다. 한편 높은 감도를 얻기 위해서는 분해능을 높임과 동시에 분광기의 수광 효율도 함께 높여야 한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이 분광기 입력단의 슬릿 폭과 파장 분해능의 관계이다. 분광기 회절격자에 의해 분산되는 광신호는 일반적으로 오목거울 쌍에 의해 정렬되고, 집속되는 1:1 이미징 광학계에 의해 분광기의 출력단에서 공간적으로 분리되어 상이 일렬로 투사되는데, 인접한 두 파장이 공간적으로 분리되기 위해서는 분산에 의해 벌어진 거리가 맺힌 상들의 크기보다 커야 한다(그림 7). 분광기의 1:1 이미징 광학계에 의해 맺힌 상의 크기는 입력단 슬릿 폭에 대응되므로, 슬릿 폭이 작을수록 높은 분해능을 얻을 수 있게 된다. 이 때 문제가 되는 것이 분해능을 높이기 위해 슬릿 폭을 줄이면 분광기의 수광 효율이 낮아져서 분광센서의 분석 감도가 낮아진다는 사실이다. 앞서 라만 분광프로브 관련 논의에서 지적하였듯이 SERS에서는 펌프광의 초점 크기가 수십 µm 이상이 되어야 하는데, 일반적인 현미경 라만 분광계에서 그러하듯 SERS 신호 획득 효율을 높이기 위해 높은 NA 값의 대물렌즈를 사용하게 되면 분광기에 재집속되는 광신호는 분광기 광학계의 F-number (또는 NA 값)와 일치시키는 과정에서 10배 정도의 확대 과정을 거치면서 분광기 입력단에서 수백 µm의 크기를 갖게 된다. 하지만 슬릿 폭이 이 정도로 커지면 분해능은 저하될 수밖에 없다.
여기서 간단히 분광기의 파라미터들에 따른 분해능을 살펴보자. 그림 7(a)에서와 같이 간격이 d인 회절격자에서 입사각과 반사각이 α, 회절각이 β일 때, 다음과 같은 관계가 성립한다.
이상으로부터 파장에 따른 분산 각도의 변화는 다음과 같다.
그림 7(b)는 특정 파장 λ에서 회절각 θ에 따른 회절 신호의 세기 분포이다. 이에 따르면 파장 분해능 R은 다음과 같이 회절 차수 m과 회절에 실제 관여하는 격자 수 N에 의해 결정된다.
그림 7(a)에서와 같이 식 (5)와 식 (6)으로부터 도출된 회절에 의한 분산각 β의 파장에 대한 변화율은 식 (7)과 같이 표현할 수 있다.
식 (6)에 따른 이상적 파장 분해능, ∆λ에 해당하는 분산각은 식 (8)과 같다.
일반적으로 분광기에서 이상적인 파장 분해능은 식 (6)에 의해 결정되나, 그림 7(c)에서와 같이 입사면에서 슬릿폭이 a인 경우 1:1 이미징 시스템의 결과로 검출면에서도 a의 폭으로 상이 맺히게 된다. 이에 비해 회절에 의한 공간 이동, h는 식 (7)에 의해 결정되는 ∆β와 초점거리 f의 곱으로 결정되는데, 이상적인 파장 분해능에 대응하는 회절에 의한 공간 이동은 h0 = f·∆β0와 같은 관계를 갖는다. 만약, a < h0이면, 이상적인 파장 분해능이 유지되나, a > h0이면, 파장 분해능은 대략 (a/h0)·∆λ로 증가하게 된다.
휴대 가능한 소형 분광장치의 제작 시 반드시 알아두어야 할 점은 분광기 초점거리와 분해능의 관계이다. 그림 7(c)에서와 같이 회절격자에 의해 광신호가 파장에 따라 분산될 때, 분산 각도가 동일한 상황에서 분광기의 초점거리가 길어질수록 공간적으로 분리되는 거리가 커진다. 즉 초점거리가 길어질 수록 분광기의 분해능이 높아진다. 표 3은 이러한 분광기 초점거리와 분해능의 관계를 구체적인 수치를 통해 비교한 것이다.
Table 3 Ideal resolutions of spectrometers for given parameters at 500 nm wavelength
Parameter | Groove Distance (d) (nm) | Grating Width (W) (cm) | Focal Length (f) (cm) | Slit Width (a) (µm) | Detector Pixel size (µm) | Resolution (∆λ) (nm) |
Value | 500 | 5 | 30 | < 3 | < 3 | 0.005 |
20 | 20 | 0.035 | ||||
1 | 3 | < 1.5 | < 1.5 | 0.025 | ||
20 | 20 | 0.3 |
Actual resolution can be degraded depending on instrumental factors, such as aberration.
이상을 정리하면, 분광기의 분해능을 높이기 위해서는 슬릿 폭이 좁고 초점거리가 길어야 한다. 하지만 이 경우 분광 신호가 약해지면서 분석 감도가 저하되고, 분광 장치의 크기가 커진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고, 작은 분광기로 높은 감도를 얻기 위해서 도입 가능한 방안은 세 가지가 있다. 첫째, 회절격자의 격자 간격을 작게 하면 분산각이 커져 분해능이 증대된다. 둘째, 분광기의 F-number를 증가시키면 동일한 초점거리 조건에서도 광신호의 분산에 관여하는 격자의 수를 늘릴 수 있고, 분광 프로브 초점 크기 대비 분광기 출력단에서의 상의 크기 비율을 낮출 수 있어서 분해능을 증가시킬 수 있다. 하지만 F-number를 증가시키기 위해서는 구면 수차, astigmatism, coma 등 수차 제거를 위한 고도의 기술이 요구된다. 셋째, 특수한 단면 구조의 광섬유 분광 프로브를 사용하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입력단은 원형, 출력단은 슬릿 모양의 광섬유 다발을 사용하면 분광 신호의 광원이 그보다 크더라도 수광 효율을 높이면서 높은 수준의 분해능을 유지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분광 스펙트럼을 획득하는 분광기는 광 디텍터에 의해 완성된다. 최근에는 수–수십 µm 크기의 수광 소자들로 이루어진 1차원, 2차원 배열 디텍터가 표준으로 사용되고 있다. 광소재와 코팅 기술의 발달로 자외선–근적외선 파장 영역에서 50% 이상의 높은 광전 변환효율(quantum efficiency)을 얻을 수 있고, 전자회로 기술의 발달로 수 e− 이하의 초저잡음 AD-컨버터 기술이 개발되어 미약한 광신호를 광자(photon) 수준에서 실시간 측정할 수 있게 되었다. 최근에는 분광기의 성능을 기본적으로 charge-coupled device (CCD) 어레이 디텍터가 결정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게 되었다. 특히 신호의 세기가 극히 약한 라만, SERS 분광에서는 고성능 CCD 어레이 디텍터가 필수이다. 그런데 광자 수준의 초고감도 측정을 위해서는 수광 소자의 열잡음(thermal noise) 저감을 위해 수광부를 −50 ℃ 이하로 냉각시켜 주어야 해서, 결과적으로 어레이 디텍터를 소형화하는 데 한계가 있으며 가격, 소비 전력, 중량 면에서도 적잖게 부담을 준다. 이 점에서 어레이 광디텍터 기술 기반은 보다 더 고도화될 필요가 있고, 분광용으로 특화된 어레이 디텍터를 집중적으로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사료된다.
이상과 같이 고감도, 고분해능을 동시에 갖춘 소형 분광기는 구현하기가 매우 어렵지만, 라만, SERS 분광센서뿐만 아니라 플라즈마 발광 분광, 반사 흡수분광 센서 등 고감도, 종합적 분석 능력을 갖춘 다양한 소형 분광센서들을 개발하는 데 필수적이어서 파급력과 시장성이 매우 크므로 개발할 가치가 전략적으로 높다고 할 수 있다.
SERS를 사용하여 가스를 분석한 선행연구들은 기본적으로 나노기판이 설치된 소형 가스 셀에 샘플 가스를 흘려보내면서 가스 분자를 흡착시키고, 흡착된 가스 분자의 라만 스펙트럼을 현미경 라만분광 프로브를 이용하여 획득한 뒤, 이를 통해 미량 가스의 농도를 정량적으로 분석한다. 광섬유 기반의 초소형 원격 SERS 분광 프로브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프로브를 공기 유로에 설치하여 분석하기도 하는데, 이 경우 가스 흡착 효율을 높이기 위하여 유체역학을 고려한 미세 유로를 개발하여 가스 분석 감도를 높이는 데 성공하였다는 발표도 있다[19,22-24]. 하지만 이러한 유체역학적 고려가 일정한 효과를 거두기 위한 선행조건이 있다. 이는 가스 분자의 흡착에너지가 일정 수준 이상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흡착된 분자가 나노기판 표면에 농축될 수 있을 때, 단위 시간당 나노기판 표면이 접촉할 수 있는 공기 양이 증가할수록 흡착되는 분자 수가 증가할 기회가 높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해설한 바와 같이 휴대 가능한 소형 라만분광기의 상용화는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소형 라만분광기를 도입하여 고감도로 가스 분석을 실현하였다는 보고들도 있지만[24], 앞에서 정리한 바와 같이 아직까지는 소형 분광기의 성능이 실험실에서 사용되는 전문 분광기에 비해 파장 분해능, CCD 어레이 디텍터의 측정 감도 등에서 현저히 낮으므로 적용 범위의 한계가 뚜렷함을 지적하고자 한다.
환경 모니터링 등 다양한 응용분야 현장에서의 SERS 기반의 가스분광센서의 수요가 날로 높아지고 있다. 예를 들어 대기환경 모니터링 분야에서 8대 규제물질 가운데 VOC에 해당하는 벤젠의 허용기준치는 환경 관계법령에 3 ppb로 정해져 있으며, 아토피 및 알레르기 유발 물질로 간주되는 포름알데하이드 등의 실내 공기질 모니터링 분야에서의 기준치는 약 1 ppm 이하이다. 호흡가스 분석을 이용한 질병진단 분야에서는 호흡가스 중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진 1,000여 종의 VOC 가스 중 아세톤은 1 ppm 이하, 그 외 벤젠, 포름알데하이드, 아세트알데하이드, 메탄올, 에탄올, 프로판올, 메틸아민, 메탄티올, dimethyl sulfide 등 대부분의 VOC 가스의 기준치는 10 ppb 이하이고[44,45], 화학사고 대응용 VOC 가스분석 분야에서는 벤젠, 페놀, 알데하이드, 톨루엔, 메틸아민, 메틸에틸케톤, 메틸히드라진, 알코올 등 수십 가지 종에 대해 실시간으로 1 ppm 이하의 분석 감도가 필요하다. 살펴본 바와 같이 가스분석 응용분야 현장에서의 요구치는 기본적으로 ppb급의 고감도를 갖추어야만 광범위한 응용성을 가졌다고 볼 수 있어 SERS 기반의 가스분광센서의 개발 목표의 일순위라고 할 수 있다.
현재 가스 분석 기술시장에서 갖추기를 요구하는 목표들 가운데 우선적으로 충족해야 할 것은 상기한 바와 같이 ppb급 이상의 고감도 분석능력이다. 그러나 산업 고도화에 따라 생산 및 생활 환경에서 측정이 필요한 특수 가스 및 화학 물질의 종류와 양이 급속히 증가하고 있으며, 동시에 건강, 안전, 환경에 대한 관심과 요구가 높아지면서 현장에서 다종의 가스들을 종합적으로 상시 모니터링할 필요도 증가하고 있다. 즉 분석 감도의 개선과 더불어 분석 대상 가스 종의 확대 필요성도 주요 당면과제이다. 따라서 가스크로마토그래피, 질량분석기, GC-MS, FT-IR 등과 같은 정밀 분석장비들뿐만 아니라, 휴대 가능하고 저렴하면서도 종합적 분석 능력을 갖춘 가스센서에 대한 시장의 요구가 지대함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이와 관련한 대표적인 유망 기술은 전기화학센서이다[45,46]. 타겟 분자의 농도에 비례하여 발생하는 전압신호를 이용하여 가스를 분석하는 전기화학센서는 시스템 소형화가 용이하고, 저렴하며, 종합적 가스 분석 능력 구현의 잠재력이 커서 지난 수십 년 동안 집중적으로 개발되어 왔고, 상용화도 많이 이루어졌다. 현재 상용화된 전기화학센서가 분석 가능한 가스 종은 광범위하며, 분석 감도는 대부분 ppm 수준이고, NO2, DNT, 포름알데하이드 등 일부 가스 종에 대해서는 ppb 수준, 또는 드물게 ppt 수준에까지 이르고 있다[45,46]. 근래에는 종합 분석능력 구현을 위하여 센서 어레이를 도입하는 추세에 있으며[45,46], 어레이 센서 방식은 가스 종 식별능력 구현에도 기여한다. 하지만 전기화학센서 기술의 개발 단계는 아직 분석 감도의 개선이 필요한 수준이며, 가스 종 식별 능력에서도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따라서 전기화학센서 기술은 현재와 미래의 가스센서 기술 시장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이지만, 향후 기술 개선이 장기적으로 진행되어야 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와 대비하여 SERS 가스센서 기술은 지난 수십 년 동안 연구되어 왔음에도 많은 관심을 받지는 못했고, 기술의 역사도 상대적으로 짧다. 분석 가능한 가스 종의 수도 제한적인데, 이는 전기화학센서와 마찬가지로 가스 분자의 흡착 특이성 때문이다. SERS를 사용해 분석 가능한 것으로 알려진 가스는 표 2에서 소개한 바와 같이 수십 종에 불과하다. 그중 TNT, 니코틴, HCN 등 일부 분자들은 기능성 코팅 없이도 수 ppb 이하의 초고감도로 분석에 성공한 사례가 있고, 벤젠, 톨루엔, 자일렌, 알데하이드 계열 가스 분자를 단일 분자막 또는 다공성 거대분자 박막 등 기능성 코팅을 이용해 ppb 수준에서 분석한 결과들이 최근 발표되고 있다.
SERS 가스센서 기술에서 우선적으로 해결하여야 할 중요 현안은 분석 가능 가스 종의 확대와 ppb 수준의 고감도를 구현하기 위한 기능성 코팅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다. 선행 연구와 전기화학센서의 사례를 참고할 때, 단기간 내 획기적인 발전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따라서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꾸준히 연구하여 주요 VOC 가스 분자를 ppb 수준으로 실시간 분석할 수 있는 기능성 코팅 물질들을 추가로 확보해야 할 것으로 사료된다. 이와 더불어 보다 높은 표면증강효율을 갖는 나노구조체 개발, 감도와 분해능이 우수한 소형 라만분광계 개발, 효율적인 가스 샘플링 기술 도입 등을 통해 현장에서 손쉽게 적용 가능한 종합 ppb급 고감도 SERS 가스센서 시스템을 개발하면, 가스 분자 식별 능력을 갖는 SERS 분광센서의 고유한 장점을 바탕으로 단독, 혹은 전기화학센서, 레이저 분광센서 등과 결합하여 현장의 다양한 요구들을 충족시킬 수 있는 유력한 가스센서 기술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휴대 가능하며 다량의 가스 종에 대응해 실시간 ppb급 고감도 분석이 가능한 가스센서 기술을 향한 시장의 수요는 매우 크지만 현재까지 개발된 기술은 아직까지 이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으며, 향후에도 기술시장의 요구는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시장수요에 반해 유력한 센서 기술은 현 시점에서 특별히 나타나지 않았기에 고유한 장점들을 많이 가지고 있는 SERS 센서 기술이 앞으로 많은 역할을 수행할 수 있으리라 기대된다.
정보통신산업진흥원 자동차 AI 융합 연구개발 사업(과제번호 S0253-22-1001); 민군 겸용 기술개발사업(과제번호 23-CM-EL-10).
저자는 본 논문과 관련된 어떠한 이해충돌 사항도 없었음을 밝힌다.
본 연구의 결과 분석 및 생성된 데이터는 모두 본 논문 내 명시되어 있으며, 공공의 이용이 가능하다. 데이터에 접근하거나 사용하고자 하는 이는 저자에게 타당한 이유를 밝히고 허가를 통해 사용할 수 있다.
2024; 35(6): 283-298
Published online December 25, 2024 https://doi.org/10.3807/KJOP.2024.35.6.283
Copyright © Optical Society of Korea.
Advanced Photonics Research Institute, Gwangju Institute of Science and Technology, Gwangju 61005, Korea
Correspondence to:†omkyu@gist.ac.kr, ORCID: 0000-0001-8478-4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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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huge enhancement of the Raman signal on the surface of metal nanostructures by surface plasmon effect provides great opportunities to detect various molecules absorbed on the surfaces simultaneously with high sensitivity. Surface-enhanced Raman spectroscopy (SERS) proved to be very promising for the highly sensitive detection of gases as well as biomaterials and chemicals in a large number of previous studies. In this paper, the main technical issues and their related achievements are introduced in view of three categories: fabrication of novel nanostructures with high enhancement factors, functionalization of metal surfaces, and development of compact SERS spectrometers. The limits of current SERS gas sensor technology and the prospects are also discussed, compared with practical technical needs in various application fields.
Keywords: Gas sensing, Surface-enhanced Raman spectroscopy, Volatile organic compounds
표면증강 라만 분광법(surface-enhanced Raman spectroscopy, SERS)은 금속 나노구조체 표면에서 표면플라즈몬 효과에 의해 라만산란 신호가 엄청나게 증강되는 것을 활용함으로써 기존 라만분광법의 장점에 고감도 정량분석 능력을 더한 매우 유망한 분광분석법이다[1]. 이러한 이유로 표면증강 라만 분광법은 지난 수십 년 동안 전 세계에서 활발하게 연구되어 왔으며, 대표적인 응용분야는 금속 나노입자를 이용한 고감도 바이오센싱 분야이다[2-4]. 이에 더해 액체 및 기체 시료 속의 미량 성분 분석도 매우 유망한 분야로서 활발히 연구되고 있다[그림 1(a)].
기체 시료 내 미량 가스 분석은 액체 시료에 비해 많은 한계점이 있는데, 무엇보다도 시료 밀도가 낮아 고감도 분석이 매우 어렵다는 점이 가장 큰 쟁점이다. 기체의 밀도는 액체보다 약 103배 가량 낮기 때문에, 신호 세기가 동일하다고 전제하면 기체시료에서의 parts per million (ppm)급의 감도는 액체시료에서의 parts per billion (ppb)급 감도에 대응된다. 통상적으로 환경 및 바이오 분야에서는 ppb급의 가스 분석 감도가 필요한데 이 정도의 높은 감도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이 총 세 가지의 고도의 요소 기술이 필요하다.
첫째, 표면증강효율(enhancement factor, EF)이 매우 큰 나노기판의 개발이다. 이 기술은 무엇보다도 중요한데, 기체 성분분석 시 나노구조체가 고정된 필름 형태는 높은 재현성을 구현하는데 유리하며, 반복, 연속 측정이 가능하다는 커다란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나노구조체 필름 기판을 제조하는 방식은 크게 나노입자들을 합성한 후 기판에 고정하는 것과 기판 표면에 나노구조를 직접 직조하는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ppb급의 가스 분석 감도를 얻기 위해서는 금속 표면에서 일반 라만산란 신호 세기에 비해 통상 107배 이상의 EF가 필요하며, 나노기판의 EF 값이 클수록 높은 감도를 얻을 수 있다. SERS 기판 방식에서는 국소적인 EF 값보다 전체 평균 EF 값이 분석 감도를 결정하게 된다[그림 1(b)]. 선행 연구에 따르면, EF 값은 Ag, Au 등 제작에 사용된 금속 물질의 종류와 나노구조의 형태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이며, 최고 109배 수준의 대면적에서 평균 표면증강효율을 보이는 은(Ag) 나노기판을 개발한 사례가 있다[5-8]. 하지만 향후 분석 감도의 향상, 분석 대상 가스 종 확대, 재현성 제고, 기판 수명 연장 등을 위하여 보다 다양한 금속 물질들을 이용하여 새로운 나노구조체를 지속적으로 개발해 나가야 할 것으로 사료된다.
둘째, 타겟 가스분자를 나노기판 표면에 흡착시키는 기능성 코팅(functionalize) 기술이 필요하다. 분자의 흡착 메커니즘은 소수성(hydrophobicity), 극성(polarity), 반데르발스(Van der Waals) 결합, 수소결합, 화학결합 등으로 다양한데[9], 결합력에 따라 분석 감도, 측정 속도, 재현성 등이 크게 달라진다. 흡착률은 기능성 코팅 물질과 타겟 분자의 종류의 결합력에 의해 결정되므로, 다양한 가스 분자에 모두 대응 가능한 고감도 분석 능력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기능성 코팅 물질을 확보해야 한다. 현장에서 필요한 분석대상 가스의 종류는 매우 다양하지만 휘발성 유기 화합물(volatile organic compound, VOC)들이 대부분을 차지하며, 주요 분석 대상으로 설정된 물질들도 대부분 VOC에 속한다. 분자의 흡착 특성을 고려할 때 SERS 가스 센서 기술은 VOC 분석에 적합하다고 볼 수 있다. 선행 연구에서는 흡착성이 매우 우수한 트리니트로톨루엔(trinitrotoluene, TNT), 다이나이트로톨루엔(dinitrotoluene, DNT), 머캅탄(mercaptan), 사이안화 수소(hydrogen cyanide, HCN) 등의 가스 분자들을 기능성 코팅 없는 Au, Ag 나노기판에서 parts per trillion (ppt) 수준의 초고감도로 분석한 사례가 있고[10-15], 아미노벤젠티올(aminothiophenol, ATP), 프로판티올(propanethiol, PT), 다공성 거대분자(metal organic framework, MOF) 등 유기 리간드로 코팅된 Au, Ag 나노기판에서 벤젠, 톨루엔(toluene), 알데하이드 등 중요 VOC 분자들을 ppb급으로 실시간 분석한 사례도 있다[16-25]. 하지만 현재까지 ppb급 고감도 분석이 실시간으로 가능하다고 밝혀진 기능성 코팅 물질의 종류는 수십 종에 불과하며, 이러한 기능성 코팅 물질을 이용해 분석 가능한 가스의 종류 역시 20종 이내에 불과하므로 향후 SERS 가스센서 기술이 종합적 분석능력을 구현할 수 있게 되기 위해서는 새로운 유망 리간드들을 다양하게 찾아내야 할 것이다.
셋째, 고감도 가스 검출을 위해 나노기판 표면에서 펌프레이저의 초점 크기가 수십 µm 이상이면서 동시에 라만 신호 검출 효율과 파장분해능이 높은 고감도 분광기가 필요하다. 아울러 나노기판 표면에 샘플 가스를 적절하게 유도해 주는 포집 장치 기술 또한 필요하다. 특히 소형 휴대용 SERS 센서시스템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분광신호 검출 효율과 파장 분해능이 높으면서도 크기가 작은 분광기가 필요한데, 신호 검출 효율과 파장 분해능은 서로 상반되고, 파장 분해능과 분광기 크기는 상응하기 때문에 이를 구현하는 것이 쉽지 않아 관련 기술은 아직까지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상으로 볼 때, SERS 기반 가스 분광센서 기술은 원리적으로 다종의 VOC 가스분자들을 동시에 고감도로 실시간 식별할 수 있는 소형 가스센서 시스템을 구현할 수 있다는 잠재력을 가졌음에도 현장에서 광범위하게 활용되기에는 아직 부족한 점이 많음을 알 수 있다. 무엇보다도 시급한 것은 분석 대상 가스 종을 확대하기 위한 새로운 기능성 코팅 물질의 발굴이다. 그러나 그간의 한계점에도 불구하고 지난 20여 년 간의 수많은 연구를 통해 몇 가지 중요한 진전을 이룬 것 또한 사실인데, 대면적 평균 표면증강효율이 109배 수준에 이르는 초고감도 나노기판을 개발한 것이 그 예시이다. 이 성과는 금속 나노구조체 기술 면에서 획기적인 발전을 이룩하는 데 기여하였다고 평가된다[5-8]. 또한 대표적인 환경유해물질인 벤젠, 알데하이드, 톨루엔, 자일렌(xylene) 등을 ppb급으로 분석할 수 있는 유용한 기능성 코팅 물질도 발굴되었으며[16-24], 일부 가스 종에 한해서는 코팅 없이도 ppb급 이상의 고감도 분석 기능을 구현할 수 있음도 입증되었다[10-15]. 이러한 선행 결과들을 활용하면 제한적으로나마 SERS 가스센서 기술의 실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보이며, 전기화학센서 등 다른 센서기술들과 함께 사용하면 향후 응용처가 더 넓어질 수도 있을 것이라 기대된다.
본 논문의 2장에서는 서론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SERS 가스센서 기술 상용화에 필요한 것으로 제기된 주요 이슈들을 크게 표면증강효율, 기능성 코팅 기술, 그리고 SERS 분광계 등 세 가지로 나누어 분석하고, 이에 따른 주요 성과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또한 현장에서의 가스 분석 기술 수요를 정리하고, 선행연구 성과들과 이를 대비함으로써 SERS 연구의 향후 과제와 전망을 결론부에서 제시한다.
전도성이 큰 금속 나노구조의 표면에서 플라즈몬 공명에 의해 입사된 빛의 세기가 강해짐에 따라 라만신호의 세기가 증강되는데, 동일한 분자 수에 대해 라만 신호가 증강되는 정도를 표면증강효율(EF)이라고 정의하며,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은 식에 의해 결정된다.
이때 IS, IR 은 SERS 및 라만 신호의 세기, NS, NR은 SERS 및 라만 신호에 기여하는 분자 수이다. 식 (1)을 사용하면 나노입자 및 나노기판에서 라만 신호의 EF를 측정할 수 있다.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금속 나노구조에서 라만 신호의 증강은 입사광의 표면 플라즈몬 공명에 의한 세기 증대에 기인하는데, 이 세기 증강계수, light field intensity enhancement factor (LFIEF)는 다음과 같이 정의된다.
이때 E, Ein은 각각 증강된 빛과 입사된 빛의 전기장이다.
일반적으로 라만 산란은 3차 비선형 현상임에도 불구하고 자발(spontaneous) 라만산란 신호세기는 선형 광학현상인 광유도 발광(photoluminescence)과 같이 입사빔의 세기에 비례하지만, 라만 산란은 이광자 전이(two-photon transition)에 의한 결과이므로 입사광의 증강과 스톡스 진공모드(vacuum mode)의 증강에 동시에 비례한다(그림 2). 금속 나노구조에서 표면증강은 물질과 나노구조에 따라 파장에 의존하는 플라즈몬 공명 특성을 보이므로, 자발 라만산란 신호세기의 증대는 펌프 레이저와 스톡스 모드 각각의 증강효율의 곱에 비례한다. 이에 더해 또 한 가지 고려할 점은 표면증강된 라만산란 신호(스톡스 광)는 나노구조의 근접장(near-field) 스톡스 모드 형태를 가지므로 실험적으로 측정하기 위해서는 원거리장(far-field)으로 결합되어야만 한다는 점이다. 표면증강효율이 상대적으로 낮거나(예를 들면, EF < 103), 금속의 전도율이 충분히 높아 여기된 플라즈몬의 열손실율이 결합효율(near to far-field coupling)보다 훨씬 적은 특정 상황에서는 이러한 결합효율과 관련한 효과를 무시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반드시 고려되어야만 한다. 라만 신호의 표면증강효율, EF는 펌프 레이저와 스톡스 모드 각각의 증강효율의 곱에 대략 비례하므로 다음 식과 같이 근사적인 관계를 갖는다고 볼 수 있다.
금속 나노구조에서 라만 산란 신호의 증강 정도는 재료(전도성), 구조에 따라 크게 달라지는데, 은(Ag) 나노입자의 경우 플라즈몬 공명조건 하에 국소 지점의 최대값이 구형 구조에서 106배, 삼각형과 같은 뾰족한 구조에서 107배까지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1]. 한편 금(Au) 나노입자는 전도도가 낮기에 은 나노입자보다 EF가 수백 배 낮다. 그런데 개별 나노입자가 아닌 나노입자 결합체나 복합 나노구조에서 형성되는 나노갭에서는 hot spot 효과에 의해 EF가 1011–12배 수준으로 획기적인 증가를 보인다[1,26]. 뿐만 아니라 hot spot에서는 플라즈몬 공명 선폭이 나노입자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넓어진다[1]. 이러한 hot spot 특성으로 인해 고감도 나노구조체 개발 시에는 나노갭 형성을 우선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그림 1(b)].
이상과 같이 국소적으로 최대 1012배 수준까지 이르는 라만 산란 신호의 EF를 구현할 수 있었는데, 이를 위한 특별한 나노갭 구조는 크게 정밀하게 식각하거나[27,28] 자체적으로 성장시키거나[5-8], 또는 2개 이상의 독립적인 나노입자들의 결합으로 구현할 수 있다[1,2,29,30]. 비록 부피는 적으나, hot spot에서의 엄청난 빛의 증대는 낮은 출력의 입사광으로도 높은 비선형 광학적 효과를 구현할 수 있어서 광스위치 디바이스 개발에 이용될 수도 있고[31,32], 높은 Q값의 공진기처럼 진공모드를 변화시키므로 cavity-QED용 광소자로도 활용될 수 있으며[33], 무엇보다도 특이결합을 이용하여 타겟 분자를 나노입자들 사이의 나노갭에 선택적으로 샘플링함으로써 초고감도 라만분광분석을 구현할 수도 있다[2]. 하지만 일반적으로 SERS 기반 정량분석에서는 hot spot에서의 최대 EF보다 전체 나노구조에서의 평균 EF가 더 중요하다. 보통 hot spot이 차지하는 부피가 나노구조 표면의 부피(수 nm 두께 × 표면 면적)에 비해서 100배 이상 작으므로, 이 나노구조에서 평균 EF는 최대 EF보다 100배 이상 작아진다.
라만 신호의 EF는 식 (1)에 의해 분자수에 따른 라만 신호와 SERS 신호 세기를 비교함으로써 근사적으로 측정할 수 있다. 선행 연구에 따르면, 나노기판에 라만 프로브 분자를 샘플링하는 방법은 크게 2가지로 분류된다. 첫 번째로는 라만 프로브 분자 용액 소량을 나노구조의 표면에 떨어뜨리고 건조시킨 후 SERS 신호를 측정하는 방법이 있고, 두 번째로는 나노구조 표면에 분자 단일층(self-assembled monolayer, SAM)을 형성한 후 SERS 신호를 측정하는 방법이 있다. 첫 번째 방법은 프로브 용액과 금속 표면의 상대적 계면 특성에 의해 표면장력이 작아져 용액 방울이 금속 표면에 넓고 얇게 잘 퍼지는 경우에 사용되며, 펌프 레이저에 의해 여기되는 프로브 분자수를 정확히 계산할 수 있고, 실험이 매우 간편한 데다가 결과를 빠르게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건조 방법을 택할 경우 흡착력이 약하여 신뢰도가 떨어질 수 있고, 분자의 밀도가 고르지 않으며, 특히 건조 과정에서 분자가 나노갭 부분에 집중될 가능성이 있다는 단점이 있다. 한편 두 번째 방법은 화학결합에 의해 라만 프로브 분자(주로 티올 분자)가 금속 표면에 강하게 흡착되므로 신뢰도가 높다는 장점을 가진다. 그러나 표면이 복잡한 3차원 구조에서는 단위 단면적당 분자 수를 정확히 설정하기 모호하다는 단점이 있다.
단점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건조 방법에서 5 µL의 분자 프로브 용액을 1 cm2 단면적의 나노기판 위에 퍼뜨려서 건조하는 경우를 가정하면, 농도가 10−2 mole·L−1일 때 건조 후 평균 밀도는 약 100%의 단일층 박막 밀도 수준이 된다. 여기서 흡착 고정된 분자들의 불균일성을 고려하면 실제 적합 농도는 약 10−3–10−4 mole·L−1로 추정된다. 그런데 용액 농도가 매우 낮을 시 SERS 신호 세기가 농도에 비례할 것이라는 기대와는 달리 실제로는 예상보다 훨씬 강한 신호를 관측하기도 한다. 선행 연구에 따르면, 10−5– 10−12 mole·L−1 농도 영역에서 10−3 mole·L−1 농도에서의 신호 세기 대비 농도 기준 최대 104배 수준까지 증대된 신호 세기가 관측된 바 있다[6]. 이 사실은 두 가지 측면에서 매우 중대한 의미를 지닌다. 먼저 액체 샘플의 성분 정량분석 시 초고감도를 구현할 수 있는 엄청난 기회를 가지게 되었다는 점이다. 측정의 재현성만 확보하게 된다면, 액체샘플의 고감도 정량분석 분야에서 SERS 기술은 광범위한 응용성을 가질 수 있다. 실제로 관련 분야에서 이를 연구한 수많은 성과들이 발표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나노기판의 재사용에 관한 연구가 크게 이목을 모으기도 하였다. 이 특성은 반대로 나노구조체의 EF 산출 측면에서는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도 있다. SERS 메커니즘과 식 (1)에서는 분자 농도와 분광신호 세기가 비례함을 전제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론과 일련의 실험적 관측 결과의 뚜렷한 분리 현상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학계에서 진지하게 논의된 적이 없는데, 다만 2024년 M.-K. Oh 등이 라만 프로브 분자들이 용액의 건조 과정에서 금속 표면에 균일하게 흡착되지 않고 hot spot이 형성되는 나노갭 주위에 집중적으로 흡착되는 것이 원인일 수 있다고 제안하기도 하였다[34].
한편 SAM을 이용한 EF 측정에서는 앞서 기술하였듯이 나노구조체 단위면적당 분자 수의 설정이 모호하다는 것이 단점이다. 이 문제를 좀 더 자세히 살펴보기로 하자. 식 (1)은 EF 산출 시 나노구조체가 균일한 평면이라는 전제를 하고 있으나, 실제로는 상황이 매우 다르다. 일반적으로 나노구조체는 복잡한 3차원 표면구조를 가지지만, 단순화시킨 모델로서 기울어진 평면을 생각해 보기로 하자. 입사빔의 단면적이 A이고, 평균 세기가 I일 때, 이 입사빔에 비춰지는 평면의 총면적은 기울임각 θ에 대응하여 A/cosθ이고, 단위 면적당 빛의 세기는 I·cosθ이다. 나노표면에 흡착된 분자 수 밀도가 n으로 일정하다고 가정하였을 때 분광신호 Is는 표면이 수직일 때와 기울어졌을 때 모두 I·A·n으로 값이 동일하다. 한편 입사빔에 비춰지는 분자 수를 수직과 기울어짐 두 경우에 대해 모두 동일하게 N으로 고정하면, Is값은 각각 N·I와 N·I·cosθ가 되므로 기울어진 나노표면에서 상대적으로 작은 값을 갖게 된다. 즉, 입사빔에 비춰지는 분자 수를 고정할 시 식 (1)로부터 나노표면의 형태에 따른 고유한 EF를 산출할 수 없다. 이러한 사실을 일반화하면, 임의의 3차원 나노표면에서 수직으로 입사하는 레이저 빔에 대한 평균 EF는 입사빔에 대해 수직으로 사영되는 각 미분 평면들의 식 (1)에 의한 EF를 평균한 값이 될 것이고, 임의의 표면들에서 일정한 분자 수 표면 밀도를 갖는다면 결과적으로 임의의 나노구조체는 자신의 고유한 평균 EF값을 식 (1)을 이용해 산출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이렇게 볼 때 단일분자막(SAM)은 기본적으로 일정한 분자 수 표면 밀도를 가질 것이므로 EF를 산출하는 데 이상적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곡률이 매우 큰 나노 표면에서 실제 SAM은 평면에서보다 불완전할 것으로 보이는데, 특히 EF에 많은 기여를 하는 나노갭에서는 분자 수가 많이 저하될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SAM 방식을 동일하게 적용하면 실제에 근접한 범위에서 일관된 EF 산출이 가능할 것으로 사료된다. 식 (1)을 복잡한 3차원 나노구조에 적용할 때 제기되는 또 하나의 고려사항은 나노구조 표면의 다중 반사효과에 의하여 3차원 표면 각 지점에서의 실제 입사빔 세기가 원래 입사빔의 평균세기보다 커질 수도 있다는 사실이다. 그 결과 빛의 세기가 국부적으로 보다 강해지면서 전체 평균 EF 수치를 높일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 이 효과는 상기한 두 가지의 EF 산출 방법에서 동일하게 반영된다. 그러므로 이러한 3차원 표면 구조의 장점을 최대한 살리기 위하여 마이크론 스케일의 인공적인 3차원 구조 위에 나노구조체를 형성하는 것이 SERS 효과를 향상시키는 데 매우 효과적일 가능성이 있다. 실제 최근에는 이러한 마이크로-나노 하이브리드 구조체를 개발하는 것이 대세이다. 이에 대해서는 다음 장에서 자세히 소개하기로 한다.
기존의 평균 EF 산출에 사용되었던 두 가지 대표적인 방법들의 적정성에 대해 정리하자면, 나노구조체는 가정 상에서는 균일한 형태를 지니나, 현실에서는 그와 달리 매우 복잡한 3차원 나노 구조를 가지므로 식 (1)을 기계적으로 단순 적용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고, 나노구조 각 지점의 특수한 조건들을 고려해 주어야 한다. 이 점에서 SAM 방식은 나노구조체에 따른 고유한 평균 EF를 산출하는 데 적절하며, 식 (1)에서 Ns는 입사빔에 수직으로 비춰지는 이상적인 평면 표면 안에 있는 SAM 분자 수로 정의하는 것이 옳다. 한편 건조 방식을 사용하였을 때 입사빔에 비춰지는 단면적 안의 분자 수를 식 (1)의 Ns로 가정하면, SAM 방식으로 얻은 EF 값보다 낮은 수치를 얻게 될 것인데, 이는 대략 평면 표면적 대비 실제 나노구조체의 표면적의 비율이다. 선행 연구에 따르면, 유망한 나노구조체들의 표면적은 평면 대비 2배 이상에서 최대 10배 수준까지 이르는 것을 볼 수 있다. 이와 같이 나노구조체의 실제 표면적은 흡착되는 분자의 수에 비례하므로, 실제 표면적을 반영할 수 있는 SAM 방식이 나노구조체의 실제 분석능력을 더 정확히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앞서 언급하였다시피 건조 방식은 매우 간편하고 즉각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므로 적절한 프로브 분자 농도에서 일관되게 적용하면 나노구조체의 EF를 일상적으로 모니터링하는 데 매우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이상의 건조 방식과 SAM 방식이 동일한 EF 수치를 보일 수 있는 조건은 먼저 건조 방식에서 표면적을 원천적으로 배제함으로써 EF가 수 배 정도 저평가되는 점과 프로브 분자가 나노갭에 농축되는 경향성, 그리고 나노갭에서 단일분자막 형성이 완전치 않다는 사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용액 농도 10−2– 10−4 mole·L−1 범위 이내라고 할 수 있다.
평균 EF 값이 매우 높은 나노기판을 개발한 선행연구 사례들을 살펴보자. 표 1과 그림 3은 지금까지 발표된 주요 성과들을 EF 값의 크기에 따라 정리한 결과이다[6,29,34-41]. 선행 연구결과들을 종합하면, 나노막대나 나노와이어 등 1차원 구조가 입자형태의 3차원 구조보다 더 높은 EF를 구현하는 데 유리하다. 예를 들면 기울임 각 증착법(oblique angle deposition)으로 제조한 은(Ag) 나노막대 배열(Ag nanorod array substrate) 기판은 나노막대의 굵기가 ~100 nm, 길이가 ~1,000 nm, 밀도가 ~10 µm−2인 조건에서 최대 109배 수준의 EF를 보여주었다[5-8]. Anodic aluminum oxide (AAO) 템플릿 기법으로 제조한 은(Ag) 나노와이어 다발 배열에서는 나노와이어 굵기가 ~90 nm, 길이가 ~900 nm이고, 끝 부분이 용액 건조과정에서 표면장력으로 인해 달라붙어 약 10개의 와이어가 한 다발을 이룰 때, 108배 이상의 EF를 얻을 수 있었다[29]. 이와 비슷하게 AAO 템플릿에서 막대의 길이가 300 nm일 때, 수직으로 배열된 Ag 나노막대 배열을 얻을 수 있고, 나노막대 사이의 간격이 수 nm일 때 평균 EF는 약 3 × 107가 되었다[35]. 마찬가지로 AAO 템플릿에서 에칭 공정을 많이 진행하면 주기적인 배열을 갖는 나노 구멍들이 서로 합쳐지면서 구멍 주위의 정육각형 꼭지점 위치들에서 얇은 알루미나 나노와이어 배열이 형성되는데, 이를 용액에 담근 후 건조하면 표면장력에 의해 이웃하는 와이어들끼리 강하게 접합되면서 나노와이어 다발 배열 구조가 형성된다. 여기에 Ag을 약 100 nm 두께로 증착시키면 3차원 Ag 나노와이어 다발이 되면서 hot spot 지점이 풍부하게 형성되어 EF 값이 높아진다. 이 실험에서는 나노와이어 길이가 1–5 µm일 때 가장 높은 EF (2 × 107배 수준)를 관찰하였다[34].
Table 1 . Representitive previous works where highest average enhancement factors (EFs) were obtained.
SERS Substrate | Average EF | Fabrication Method | Ref. |
Tilted AgNR Array | 7 × 108 | OAD | [6] |
AgNW Bundle Array | 1.4 × 108 | AAO; ED | [29] |
3-D AgNP Complex | 3.5 × 107 | AAO; TE | [34] |
Vertically Aligned AgNR Array | 3 × 107 | AAO; ED | [35] |
AgNW Bundle Array | 2.3 × 107 | AAO; TE | [34] |
AgNP Coated Au Nanotube Array | 2 × 107 | AAO; ED; TE | [36] |
Multilayer Aggregated AgNPs | 1.5 × 107 | AgNP; agarose | [30] |
AuNW Network | 6 × 106 | AAO; TE | [39] |
Au 3D-Nanocauliflower Array | 2.2 × 106 | AAO; PDMS; Sputt. | [40] |
AgNP Coated ZnO Flower Array | a)1010 | Litho; ZnO; Sputt. | [37] |
AgNP Coated Micropyramid Array | a)8.8 × 109 | Embossing; AgNP | [38] |
Au Coated Polycarbonate Nanopillar Bundle | a)1.4 × 108 | AAO; imprinting; EV | [41] |
a)The numbers are short of feasibility in their evaluation methods..
SERS, surface-enhanced Raman spectroscopy; NR, nanorod; NW, nanowire; NP, nanoparticle; OAD, oblique angle deposition; AAO, anodic aluminum oxide; ED, electro-deposition; TE, thermal evaporation; Sputt, sputtering; Litho, lithography; EV, e-beam evaporation..
한편 Ag 나노입자들을 최대한 밀집시켜 hot spot 효과를 최대화함으로써 감도가 매우 높은 SERS 기판을 개발한 연구도 존재한다. 해당 연구에서는 나노입자의 크기가 50–100 nm일 때 가장 높은 증강효율을 보여주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다층으로 적층된 Ag 나노입자 집합체에서 107배 수준의 EF를 보여주었다[30]. 또한 AAO template으로 굵기 약 30 nm, 길이 약 300 nm의 얇은 나노막대들이 수직으로 배열된 기판을 제조하고, Ag를 약 100 nm 두께로 수직 증착하면, 나노막대 꼭대기에 직경 100 nm 정도의 약간 길쭉한 타원체들이 형성되는데, 이 역시 용액에 담근 후 건조시키면 표면장력에 의해 타원체 머리부분이 단단히 접합되면서 2차원 타원체 다발 배열이 형성된다. 이 때에도 타원체들 사이의 나노갭들에서 hot spot이 풍부하게 형성되어 107배 수준의 EF가 관찰되었다[34]. 이상과 같이 3차원 나노입자로 이루어진 나노기판에서는 최대값이 107배이며, 1차원 나노구조로 이루어진 기판에 비해 102배까지 낮음을 알 수 있었다. 이러한 차이는 hot spot에서의 최대 표면증강효율은 나노입자 결합체에서 다소 높지만, hot spot의 부피가 나노막대 결합체에서 훨씬 크기 때문에 평균 EF가 증가한 데서 비롯한 것으로 이해된다.
이상과 같이 고감도 SERS 기판 개발의 추구점은 기본적으로 hot spot 효과의 극대화로 정리할 수 있는데, 일부 최신 실험결과들에서는 최대 EF를 구현하는 메커니즘으로서 hot spot이 아닌 3차원으로 분산된 나노구조가 매우 유망함이 확인되었다[5-8,34]. 예를 들면 앞에서 소개한 AgNR 배열에서 평균 굵기가 약 100 nm일 때, 평균 밀도 9 µm−2 근처에서 EF가 109배 수준의 최대값을 갖는다는 것이 확인되었는데, 이 때 나노막대들 사이의 평균 간격은 약 150 nm이다(그림 4). 이때 나노막대의 불규칙한 모양을 감안하더라도 hot spot을 위한 나노갭이 풍부하게 형성되기에는 너무 나노막대들 사이의 공간이 크며, 보다 중요한 점은 나노막대 평균 밀도가 30 µm−2 이상이 되면 EF가 9 µm−2 대비 약 103배 감소하여 106배가 된다는 것이다. 밀도에 비하여 나노막대 굵기 50–100 nm, 길이 300 nm 이상 범위에서는 수 배 이하의 EF 변화를 가져온다는 것이 실험적으로 확인되었다. 아직까지는 이론적 해석으로는 이상의 관찰 결과를 재현할 수 없었는데[5-8], hot spot 효과로 설명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이는 오히려 100 nm 내외의 거리로 3차원 분산된 나노막대들 사이의 공간에서 비교적 균일하면서도 엄청나게 높은 증강 현상이 일어난다고 해석함이 옳으며, 이를 수치해석 상으로 재현하기 위해서는 방정식에 새로운 상호작용 항을 추가로 도입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그림 3(c)에서와 같이 나노입자가 3차원 분산된 구조에서 108배 수준으로 특이하게 높은 평균 EF를 관측하였다[34]. 앞서 소개하였듯이 AgNP 복합구조에서는 최대로 밀집한 형태에서 최대 107배까지가 관측되었으며 이는 지금까지 hot spot 효과가 극대화된 결과로 해석되었는데, 느슨하게 3차원으로 분산되어 있어서 hot spot 효과가 매우 제한적일 수 밖에 없는 AgNPs 구조에서 밀집된 AgNPs 구조에 비해 10배 이상의 매우 높은 EF가 관측된 것이다. 이러한 은(Ag) 나노구조는 수직 배열된 매우 얇은 알루미나 나노와이어에 Ag을 50–100 nm 두께로 수직 증착할 때 나노와이어 측면에 자연적으로 AgNPs가 생성되고, 이후 표면처리 공정에서 용액이 건조되며 표면장력에 의해 와이어들이 서로 엉겨 붙는 과정에서 3차원으로 분산된 AgNPs 구조가 형성된 결과이다. Ag 증착량에 따라 평균 직경이 50–100 nm 또는 10–30 nm인 AgNPs 복합체가 형성되었으나, 크기와 무방하게 108배 수준의 매우 높은 평균 EF가 관측되었고, 실험에서 AgNPs 복합체의 평균 두께는 300 nm 이상이었다[34]. 이러한 결과 역시 위에서 소개한 AgNR 배열 구조의 관측 결과와 비슷한 맥락에서 이해할 필요가 있으며, 관측결과를 수치해석으로 재현하기 위해서는 역시 마찬가지로 방정식에 새로운 상호작용 항을 도입해야 할 것으로 사료된다.
이상과 같이 3차원 분산된 AgNRs와 AgNPs 구조에서 관측된 특이한 평균 EF 값은 hot spot 효과에 기인한 것이 아니며, 표면 전체에서 상대적으로 균일한 빛의 세기 증강에 따른 결과일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타겟 분자들을 나노구조 표면에 흡착시켜 검출하는 정량 분광분석에서 고감도 분석 기능의 구현에 유리한 조건을 제공할 것이라고 기대되며, 아울러 향후 고감도 SERS 기판을 개발하는 데에도 많은 참고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의 SERS 기판 개발 연구동향은 단순한 나노구조체 제조에 머무르지 않고, 표면증강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한 마이크로-나노 하이브리드 구조체를 고안하고 제조하는 것이 주요 방향이 되고 있다. 폴리스티렌(PS) 마이크로 구 배열을 이용한 마이크론 스케일의 AgNW 다발 배열[29], 마이크론 스케일의 깔대기 구조 AgNW 다발 배열[17,34], 1 µm 이하의 Au 튜브 배열 표면에 AgNPs 증착[36], 수백 nm 굵기와 수 µm 길이의 끝이 뾰족한 ZnO 막대들로 구성된 마이크로 플라워 배열 표면에 AgNPs 증착[37], 마이크로 피라미드 구조 표면에 AgNPs 증착[38] 등이 그 대표적인 예시이다. 이러한 하이브리드 구조가 의도하는 바는 평행으로 입사하는 빛을 나노구조체에 효율적으로 유도하는 것과, 표면적을 최대화함으로써 표면증강효과를 극대화하고 타겟 분자 흡착율을 높이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때 추가로 고려해야 할 사항은 마이크론 스케일의 3차원 구조가 나노입자의 공간 분포를 최적화함으로써 위에서 사례로 들었던 나노막대와 입자의 3차원 분포 효과를 유발할 수 있어 부가적인 표면증대효과를 얻을 기회가 있다는 점이다. 선행 연구결과에 따르면, 마이크론 스케일의 구조를 추가함으로써 EF 측정에서 발견되는 문제점을 고려하더라도 수 배 수준의 추가 증강 효과를 얻었다고 추산된다[36,37].
Au 나노구조체는 Ag에 비해 EF가 전반적으로 102배 이상 낮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으며, 이론 상의 계산도 이를 뒷받침한다[1]. 이는 Au에서의 표면 플라즈몬 손실률이 Ag에 비해 크기 때문이다[1]. 손실률은 입사하는 전자기파의 주파수에 따라 변화한다. 이는 일반적으로 자유전자의 산란에 따른 방해에 기인하지만, Au의 경우 파장 400 nm 근처에서 에너지 밴드 사이의 전이(interband transition) 공명이 존재하는 것이 추가 요인이다[1]. 이러한 이유에서 고감도 분석에는 Ag 나노구조체가 더 적합하지만, Au는 산화가 되지 않아 장기적 안정성이 높으며, 바이오 친화성을 지니고 있고, Ag와 다른 분자 흡착성 등으로 인해 SERS 기판 물질로서의 고유한 장점을 갖는다. 이와 관련한 대표적인 연구성과들을 보자면, 굵기가 50 nm 내외의 AuNWs network 필름 구조에서 106배 이상의 평균 EF를 구현하였고[39], Au nanocube를 마이크로 구 배열 위에 고정한 하이브리드 나노구조체에서 106배 이상의 EF를 구현[40]하는 등의 사례들이 있다. 이와 같이 유망한 나노구조를 이용해 Au에서도 107배 수준의 EF를 구현하고 고감도 정량분석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EF 측정 방법과 관련하여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SERS 기판에서 용액을 건조하면 농도가 낮을수록 라만 신호 증대 효율이 높아지는 것이 관측되었다. 또한 효율이 우수한 나노구조체를 활용하면 SERS에 의해 10−12 mole·L−1, 심지어는 최대 10−15 mole·L−1 이하 농도의 용액의 성분까지 분석할 수 있다는 것이 발표되었다[6,29]. 이와 같은 초고감도 분자 식별 능력으로 인해 SERS 기술은 용액 성분 정량분석 기술에서의 유용성이 입증되었고, 재사용 가능한 SERS 기판에 관한 관심도 높아졌다. 이러한 배경에서 최근 재사용 가능한 용액 성분 분석용 SERS 기판 개발 연구가 매우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예를 들어 J.-H. Kim 등은 마이크론 크기로 접혀진 EF가 높은 Ag 나노동공(nano-porous) 구조 필름을 제조하고, O2 플라즈마 표면 처리를 통해 흡착된 분자들을 제거함으로써 다시 용액 성분 정량분석에 활용할 수 있게 하였다[42].
고감도 분자 식별 능력 구현은 SERS 센서 기술의 기본 목표이며, 이를 위해서는 EF가 높은 나노구조체가 반드시 필요하다. 분광분석 감도는 증강된 라만 신호의 신호 대 잡음비(signal-to-noise ratio)가 결정하는데, 신호의 세기는 EF에 비례하고, 잡음은 광 디텍터를 포함한 분광계의 기구적 요인을 최소화할 때 산탄 잡음(shot noise)에 의해 결정된다. 산탄 잡음은 분광신호 세기의 제곱근에 비례하므로, 결과적으로 감도는 EF의 제곱근에 비례하게 된다. 이는 예를 들어 EF가 109일 때 105에 비하여 약 102배의 개선된 감도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만 SERS에서 분석 감도와 EF는 선형관계가 아님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SERS 가스센서 개발의 핵심이 되는 SERS 매질 기술은 EF가 최대한 높은 나노구조체의 개발과 함께 타겟 분자의 표면 흡착을 위한 기능성 코팅 기술을 필요로 한다. 흡착(adsorption)은 통상적으로 물리적인 달라붙음을 의미하지만, 광의적 의미에서는 화학결합에 의한 고정도 포함된다. 물리적 흡착 메커니즘에는 소수성(hydrophobicitiy), 반데르발스(Van der Waals), 극성(polarity), 수소결합(hydrogen bond) 등이 있는데[9], 흡착에너지가 화학결합에 비해 작아서 타겟분자들을 표면에 고정시키는 데 한계가 있다. 한편 화학결합에는 공유결합과 가까운 티올(thiol) 결합(S-Au, S-Ag)이 대표적이며[43], 단백질-효소, 또는 DNA 염기쌍 등과 같은 생화학적 특이결합 등을 들 수 있다. 이러한 화학결합은 결합에너지가 커서 분자의 표면이 영구적으로 고정된다. 이상의 특성에 따라 물리적 흡착은 고감도 분석에는 불리하지만 흡/탈착이 가능해 반복, 연속 측정에 적합하며, 화학결합은 타겟분자들을 표면에 효과적으로 집적시킬 수 있어서 고감도 분석 기능 구현이 가능하지만 반복 측정이 불가능하다.
주요 선행 연구결과들 가운데 먼저 특별한 기능성 코팅 없이 금속 나노구조체를 이용하여 고감도 가스 분석을 실행한 사례들을 보자(표 2). 먼저 HCN 가스를 Au 나노기둥 기판에서 10 ppb 감도로 분석한 사례[10], Au 나노입자 클러스터 기판에서 공기 중 DNT 분자를 10 ppt 감도로 분석했다는 발표[11], 공기 중 4-nitrophenol을 Au 나노입자가 고정된 마이크로-모세관(capillary) 다발 튜브를 이용하여 4-nitrophenol 등을 1 ppb 이하의 초고감도로 분석한 사례도 있다[12]. 또 Ag 나노구조 기판에서 메틸머캅탄(methylmercaptane) 가스 분자를 ppb 수준에서 분석한 연구도 있는데[13], 이때 메틸머캅탄은 S-H 리간드를 가진 티올 분자이다. 한편 표면 처리한 Ag 전극에서 니코틴을 7 ppb 감도로 분석한 연구도 있고[14], Ag 나노입자 구조체를 이용하여 hydrazine, anisole 등을 ppb 수준으로 분석하였다는 발표도 있다[15].
Table 2 . Representative functionalized materials and their gas detection results.
Functionalized Material | Target Gas | Sensitivity | Nanostructure | Ref. |
- | HCN | 10 ppb | AuNP | [10] |
- | DNT | 10 ppt | AuNP | [11] |
- | 4-Nitrophenol, Pyridine | 0.5 ppb | AuNP | [12] |
- | Methylmercaptane | ppb-Level | Ag Nanostructure | [13] |
- | Nicotine | 7 ppb | Ag Substrate | [14] |
- | Hydrazine, Anisole | 100 ppb, 0.5 ppb | AgNP | [15] |
1-Propanethiol | Bz, Tol, Xylene | (Bz) < 1 ppm | AgNR Array | [16, 17] |
4-ATP | Benzaldehyde | ppb-Level | Ag Nanocrystal | [18] |
ZIF-8 & Cysteamine | Benzaldehyde, 3-Ethylbenzaldehyde | 1 ppb | Ag Nanocube | [19] |
Co-Ni LDH & 4-ATP | Benzaldehyde | 2 ppb | Ag Nanocube | [20] |
LDH | Styrene | 1 ppb | Au Nanoarray | [21] |
Ti3C2Tx Mxene | DNT, Benzaldehyde, Indole | 10–50 ppb | Ag Nanocube on PS Microsphere | [22] |
Porous ZnO | Bz, Tol, Xylene, Nitro-Bz, Chloro-Bz, etc. | (Tol) < 10 ppb | Au Nanoarray | [23] |
Porous Cu(OH)2 | Benzaldehyde, Styrene, Xylene, Nitro-Bz, Bz | (Benzaldehyde) 500 ppt | Au Nanoarray | [24] |
MOF (MIL-101(Cr)) | Tol, 4-Ethylbenzaldehyde, Formaldehyde | 6 ppm, 5 ppm, 75 ppm | AuNP | [25] |
ATP: aminothiophenol, ZIF: zeolitic imidazolate framework, LDH: layered double hydroxide, MOF: metal organic framework, AgNR: silver nanorod, AgNP: silver nanoparticle, Bz: benzene, Tol: toluene, HCN: hydrogen cyanide, DNT: Dinitrotoluene, PS: polystyrene..
다음으로 나노구조체 표면에 기능성 코팅(functionalize)을 통해 타겟 분자 흡착을 유도함으로써 SERS에 의한 분광분석을 시행한 선행연구들을 살펴보자(표 2). 기능성 코팅의 가장 대표적인 방법으로 유기 리간드 단일분자막 코팅을 들 수 있다[그림 5(a)]. 이를 위한 기본 화학적 메커니즘은 티올(S-H) 리간드와 금속의 공유결합성 결합, 즉 S-금속원자 결합에 의한 자체 결집 단일분자막 형성(self-assembled monolayer)이다[43]. 예를 들면 10 mM의 티올 화합물이 함유된 에탄올 용액에 금속 나노구조체를 담그고 약 24시간 후에 꺼내어 에탄올로 씻은 뒤 건조하면 유기 리간드 단일분자막을 얻을 수 있다[17]. VOC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안전 및 환경 규제물질인 벤젠(benzene)은 알칸계 티올(알칸티올, alkanethiol) 분자막 코팅을 이용하여 흡착을 유도하고 분석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16,17]. 이때 C 원자수가 가장 적은 1-프로판티올(1-propanethiol)이 벤젠 분석에 가장 유용하며, 1 ppm 이하 수준의 감도로 실시간 분석하는 데에 사용된 사례가 있다[17]. 알칸티올 단일분자막에 벤젠 분자가 흡착되는 메커니즘은 소수성에 기인한 분자간 인력으로 알려져 있으며[9], 흡착력이 낮아 고감도 분석에는 용이하지 않다. 이때 표면에 흡착된 분자 수는 공기 중 분자 수에 비례하는 흡착 과정과, 흡착된 분자 수에 비례하는 탈착 과정의 평형에 의해 결정되며, 주어진 공기 중 분자 농도 조건과 온도 조건에서 흡착된 분자 수가 일정하게 고정되는, 즉 평형조건에 이르는 데 소요되는 시간은 수 초 이내가 되는 것으로 추산된다. 따라서 1-프로판티올로 코팅된 나노기판으로 벤젠 가스를 ppm 수준의 감도로 실시간 연속 측정할 수 있다. 이때 탈착 속도는 나노기판의 온도에 따라 달라지므로, 온도를 낮추거나 높임으로써 흡착된 분자 수를 키우거나 줄일 수 있다. 예를 들면 1-프로판티올 단일분자막에서 벤젠 분자와 같이 흡착력(약 33 kJ/mole)이 작을 때, 나노기판의 온도를 낮춤으로써 벤젠 가스의 분석 감도를 100배 이상 높여 1 ppm 이하의 감도로 실시간, 연속 분석할 수 있게 한 연구가 있다[17]. 이처럼 나노기판의 온도를 통해 흡착/탈착률을 조절함으로써 반복 측정을 가능하게 할 수 있으며, 이때 기판 온도 조절의 효과는 주로 흡착 에너지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벤젠과 함께 중요한 환경 및 안전 규제물질로 규정되어 있는 알데하이드 가스 분자를 유기 리간드 단일분자막 코팅을 통해 분석한 선행연구들을 살펴보자. 알데하이드의 경우 그간 적절한 코팅 물질을 찾지 못하다가, 최근에 4-ATP를 비롯한 몇 가지 코팅 물질이 발견되면서 알데하이드 계열 분자들도 고감도 분석할 수 있게 되었다[18-25]. 그 예시로 먼저 형태가 다소 복잡한 은 나노결정(Ag nanocrystal) 구조 표면에 4-ATP를 사용한 단일 분자막 코팅을 통해 벤즈알데하이드(benzaldehyde)를 실시간으로 ppb 수준에서 분석하였다는 보고가 있고[18], 시스테아민(cysteamine) 역시 벤즈알데하이드 분석에 유용함을 증명한 연구가 있다[19].
한편 티올의 단일 분자막 코팅 이외에 나노미터 두께의 다공성 거대분자 박막 형성을 통해 타겟 가스 분자 흡착을 유도하고, 이를 SERS 분광분석한 사례도 있다[그림 5(b)]. 예를 들면 Ag 나노큐브 입자들을 금속 유기 골격체(metal organic framework, MOF)의 일종인 zeolite imidazolate framework (ZIF-8) 속에 고정한 후, 시스테아민으로 단일 분자막 코팅하여 벤즈알데하이드, 3-에틸벤즈알데하이드(3-ethylbenzaldehyde) 등을 1 ppb 감도로 실시간 분석하였다는 보고가 있다[19]. 이 보고에서 상온 실시간 ppb급 감도 분석이 가능했던 이유는 알데하이드의 흡착 에너지가 벤젠에 비해 상대적으로 커서 나노기판 표면에서 분자가 농축되는 효과가 생겼기 때문이다. 한편 Ag 나노큐브 입자들을 Co, Ni이 첨가된 층상 이중 수산화물(layered double hydroxide, LDH) 속에 고정시킨 후 4-ATP로 추가적인 단일분자막 코팅 후, 벤즈알데하이드 등을 2 ppb 수준에서 실시간 분석하였다는 발표도 있다[20]. 이 선행연구에서 특히 주목할 점은 공기 중 알데하이드 농도 변화에 따른 흡착 분자 수의 반응시간이 10초 내외인 것을 보여주는 데이터가 제시되었다는 점이다. 이는 가스 분석 감도에 중요한 흡착력과 흡/탈착 반응시간과의 관계에 대한 매우 중요하고 유익한 정보가 되며, 일반적으로 ppb 수준의 고감도 분석이 실시간, 연속적으로 실행될 수 있음을 암시한다. 또다른 선행연구에서는 다공성 LDH로 코팅된 AuNP 배열에서 공기 중 스티렌(styrene) 분자를 1 ppb 감도로 분석하였다고 한다[21]. 또 다른 다공성 물질인 Ti3C2Tx Mxene을 이용하여 DNT, 벤즈알데하이드, 인돌(indole) 등을 10–50 ppb 수준에서 분석하였다는 발표도 있는데, 여기서는 폴리스티렌(polystyrene) 마이크로 구 배열 표면에 Au 나노큐브를 고정시킨 기판을 사용하였다[22]. 또한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는 소재인 벤젠, 톨루엔, 자일렌 등에 대한 고감도 분석 결과가 보고되기도 했는데, Au 나노어레이 기판에 다공성 ZnO 코팅을 하여 벤젠, 톨루엔, 자일렌, 나이트로벤젠(nitrobenzene), 클로로벤젠(chlorobenzene) 등을 ppb급 고감도로 분석할 수 있었는데, 특히 톨루엔을 10 ppb 이하의 고감도로 분석할 수 있었다고 한다[23]. 이와 비슷한 나노구조에서 다공성 Cu(OH)2를 코팅한 경우에는 벤즈알데하이드, 스티렌, 자일렌, 나이트로벤젠, 벤젠 등을 고감도로 분석할 수 있었는데, 특히 벤즈알데하이드는 500 ppt 감도로 분석하였다는 발표도 있다[24]. 한편, Ag 나노입자 기판에서 MOF의 일종인 MIL-101(Cr)을 이용하여 톨루엔, 4-에틸벤즈알데하이드(4-ethylbenzaldehyde), 포름알데하이드 등을 수 ppm 수준에서 분석하였다는 보고도 있다[25].
이상과 같은 최근의 연구결과들은 다공성 거대분자가 고감도 가스분석을 위한 코팅 물질로서 매우 유망함을 보여주고 있다. 한편 다공성 거대분자 박막 역시 유기 리간드 단일층과 유사하게 범용으로 활용되기는 어렵고, 물질의 종류에 따른 타겟 분자의 특이성을 갖는다는 점 또한 선행연구들을 통해 확인되었다.
SERS를 사용해 가스 분자를 고감도 정량분석하기 위해 성능이 우수한 나노물질과 함께 적절한 분광용 광학계가 필요하다. 분광 광학계는 크게 라만 분광프로브, 분광기, 광 디텍터 등으로 구성되며, 실제 시료를 분석하기 위해서는 나노물질에 타겟 분자를 샘플링하는 장치도 추가로 필요하다.
라만 분광프로브는 단색성(monochromatic) 펌프 레이저를 나노물질 표면에 마이크론 스케일로 집속시켜 주는 부분과 증강된 라만 신호를 높은 수율로 모아서 분광기로 전송해 주는 광학계, 그리고 산란된 펌프 레이저를 라만 신호와 분리하는 광학 필터 등을 필요로 한다. 이때 라만 신호의 세기가 형광신호에 비해 통상 109배 이상 약하고, 라만 스펙트럼의 피크 선폭 또한 10 cm−1 이하로 매우 좁다는 라만 신호의 특성을 고려하면 분광 능력 확보를 위해 펌프 레이저의 단색성 수준이 높아야 하는데, 일반적으로는 가스 레이저나 단일 종모드 고체 레이저를 펌프 레이저로 활용하는 실정이며, 이들은 형광 백그라운드나 주변 플라즈마 라인을 제거해야 하므로 0.3 nm 이하의 레이저라인 필터를 도입하여야 한다. 특히 광섬유를 이용하여 펌프 레이저를 전송하는 경우, 광섬유에서 강한 라만 신호가 발생하므로 레이저라인 필터가 반드시 필요하다.
SERS용 라만 분광프로브는 개구수(numerical aperture, NA) 값이 큰 대물렌즈(또는 비구면 렌즈)를 사용하는 현미경 라만 분광계가 일반적이다[그림 6(a)]. 다만 유의할 점은 펌프 레이저의 초점 크기가 수십 마이크론 이상이 되도록 하여 고강도 빛에 의해 나노물질이 손상되는 것을 막아 줄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현미경 라만 분광계를 초소형화하기 위한 방법으로 광섬유 다발을 이용하여 펌프 레이저와 라만 신호를 전송하고, 마이크로 렌즈, 필터들을 광섬유 말단에 설치한 일체형 광섬유 분광 프로브가 제시된 바 있다[그림 6(b)]. 아예 광도파로(광섬유) 둘레나 말단부에 나노물질을 고정하여 렌즈가 없는 단순하고 저렴한 초소형 원격 SERS 분광프로브를 제작하는 것도 가능하다. 하지만 현재 가장 중요한 쟁점인 높은 분석 감도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렌즈의 NA 값을 최대화하는 등 신호 수집 효율을 극대화하여야 하고, 펌프 레이저의 초점 크기가 클수록 보다 출력이 높은 펌프 레이저를 입사시킬 수 있어서 SERS 신호의 SNR을 높일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라만 스펙트럼을 획득하고 분석하기 위해 분광기가 사용된다. 일반적으로 라만 스펙트럼은 피크의 파장선폭이 좁으므로 분해능이 높은 분광기를 사용하면 분자 식별능력을 높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라만 피크의 SNR도 높아져 분석 감도 또한 향상시킬 수 있다. 한편 높은 감도를 얻기 위해서는 분해능을 높임과 동시에 분광기의 수광 효율도 함께 높여야 한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이 분광기 입력단의 슬릿 폭과 파장 분해능의 관계이다. 분광기 회절격자에 의해 분산되는 광신호는 일반적으로 오목거울 쌍에 의해 정렬되고, 집속되는 1:1 이미징 광학계에 의해 분광기의 출력단에서 공간적으로 분리되어 상이 일렬로 투사되는데, 인접한 두 파장이 공간적으로 분리되기 위해서는 분산에 의해 벌어진 거리가 맺힌 상들의 크기보다 커야 한다(그림 7). 분광기의 1:1 이미징 광학계에 의해 맺힌 상의 크기는 입력단 슬릿 폭에 대응되므로, 슬릿 폭이 작을수록 높은 분해능을 얻을 수 있게 된다. 이 때 문제가 되는 것이 분해능을 높이기 위해 슬릿 폭을 줄이면 분광기의 수광 효율이 낮아져서 분광센서의 분석 감도가 낮아진다는 사실이다. 앞서 라만 분광프로브 관련 논의에서 지적하였듯이 SERS에서는 펌프광의 초점 크기가 수십 µm 이상이 되어야 하는데, 일반적인 현미경 라만 분광계에서 그러하듯 SERS 신호 획득 효율을 높이기 위해 높은 NA 값의 대물렌즈를 사용하게 되면 분광기에 재집속되는 광신호는 분광기 광학계의 F-number (또는 NA 값)와 일치시키는 과정에서 10배 정도의 확대 과정을 거치면서 분광기 입력단에서 수백 µm의 크기를 갖게 된다. 하지만 슬릿 폭이 이 정도로 커지면 분해능은 저하될 수밖에 없다.
여기서 간단히 분광기의 파라미터들에 따른 분해능을 살펴보자. 그림 7(a)에서와 같이 간격이 d인 회절격자에서 입사각과 반사각이 α, 회절각이 β일 때, 다음과 같은 관계가 성립한다.
이상으로부터 파장에 따른 분산 각도의 변화는 다음과 같다.
그림 7(b)는 특정 파장 λ에서 회절각 θ에 따른 회절 신호의 세기 분포이다. 이에 따르면 파장 분해능 R은 다음과 같이 회절 차수 m과 회절에 실제 관여하는 격자 수 N에 의해 결정된다.
그림 7(a)에서와 같이 식 (5)와 식 (6)으로부터 도출된 회절에 의한 분산각 β의 파장에 대한 변화율은 식 (7)과 같이 표현할 수 있다.
식 (6)에 따른 이상적 파장 분해능, ∆λ에 해당하는 분산각은 식 (8)과 같다.
일반적으로 분광기에서 이상적인 파장 분해능은 식 (6)에 의해 결정되나, 그림 7(c)에서와 같이 입사면에서 슬릿폭이 a인 경우 1:1 이미징 시스템의 결과로 검출면에서도 a의 폭으로 상이 맺히게 된다. 이에 비해 회절에 의한 공간 이동, h는 식 (7)에 의해 결정되는 ∆β와 초점거리 f의 곱으로 결정되는데, 이상적인 파장 분해능에 대응하는 회절에 의한 공간 이동은 h0 = f·∆β0와 같은 관계를 갖는다. 만약, a < h0이면, 이상적인 파장 분해능이 유지되나, a > h0이면, 파장 분해능은 대략 (a/h0)·∆λ로 증가하게 된다.
휴대 가능한 소형 분광장치의 제작 시 반드시 알아두어야 할 점은 분광기 초점거리와 분해능의 관계이다. 그림 7(c)에서와 같이 회절격자에 의해 광신호가 파장에 따라 분산될 때, 분산 각도가 동일한 상황에서 분광기의 초점거리가 길어질수록 공간적으로 분리되는 거리가 커진다. 즉 초점거리가 길어질 수록 분광기의 분해능이 높아진다. 표 3은 이러한 분광기 초점거리와 분해능의 관계를 구체적인 수치를 통해 비교한 것이다.
Table 3 . Ideal resolutions of spectrometers for given parameters at 500 nm wavelength.
Parameter | Groove Distance (d) (nm) | Grating Width (W) (cm) | Focal Length (f) (cm) | Slit Width (a) (µm) | Detector Pixel size (µm) | Resolution (∆λ) (nm) |
Value | 500 | 5 | 30 | < 3 | < 3 | 0.005 |
20 | 20 | 0.035 | ||||
1 | 3 | < 1.5 | < 1.5 | 0.025 | ||
20 | 20 | 0.3 |
Actual resolution can be degraded depending on instrumental factors, such as aberration..
이상을 정리하면, 분광기의 분해능을 높이기 위해서는 슬릿 폭이 좁고 초점거리가 길어야 한다. 하지만 이 경우 분광 신호가 약해지면서 분석 감도가 저하되고, 분광 장치의 크기가 커진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고, 작은 분광기로 높은 감도를 얻기 위해서 도입 가능한 방안은 세 가지가 있다. 첫째, 회절격자의 격자 간격을 작게 하면 분산각이 커져 분해능이 증대된다. 둘째, 분광기의 F-number를 증가시키면 동일한 초점거리 조건에서도 광신호의 분산에 관여하는 격자의 수를 늘릴 수 있고, 분광 프로브 초점 크기 대비 분광기 출력단에서의 상의 크기 비율을 낮출 수 있어서 분해능을 증가시킬 수 있다. 하지만 F-number를 증가시키기 위해서는 구면 수차, astigmatism, coma 등 수차 제거를 위한 고도의 기술이 요구된다. 셋째, 특수한 단면 구조의 광섬유 분광 프로브를 사용하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입력단은 원형, 출력단은 슬릿 모양의 광섬유 다발을 사용하면 분광 신호의 광원이 그보다 크더라도 수광 효율을 높이면서 높은 수준의 분해능을 유지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분광 스펙트럼을 획득하는 분광기는 광 디텍터에 의해 완성된다. 최근에는 수–수십 µm 크기의 수광 소자들로 이루어진 1차원, 2차원 배열 디텍터가 표준으로 사용되고 있다. 광소재와 코팅 기술의 발달로 자외선–근적외선 파장 영역에서 50% 이상의 높은 광전 변환효율(quantum efficiency)을 얻을 수 있고, 전자회로 기술의 발달로 수 e− 이하의 초저잡음 AD-컨버터 기술이 개발되어 미약한 광신호를 광자(photon) 수준에서 실시간 측정할 수 있게 되었다. 최근에는 분광기의 성능을 기본적으로 charge-coupled device (CCD) 어레이 디텍터가 결정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게 되었다. 특히 신호의 세기가 극히 약한 라만, SERS 분광에서는 고성능 CCD 어레이 디텍터가 필수이다. 그런데 광자 수준의 초고감도 측정을 위해서는 수광 소자의 열잡음(thermal noise) 저감을 위해 수광부를 −50 ℃ 이하로 냉각시켜 주어야 해서, 결과적으로 어레이 디텍터를 소형화하는 데 한계가 있으며 가격, 소비 전력, 중량 면에서도 적잖게 부담을 준다. 이 점에서 어레이 광디텍터 기술 기반은 보다 더 고도화될 필요가 있고, 분광용으로 특화된 어레이 디텍터를 집중적으로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사료된다.
이상과 같이 고감도, 고분해능을 동시에 갖춘 소형 분광기는 구현하기가 매우 어렵지만, 라만, SERS 분광센서뿐만 아니라 플라즈마 발광 분광, 반사 흡수분광 센서 등 고감도, 종합적 분석 능력을 갖춘 다양한 소형 분광센서들을 개발하는 데 필수적이어서 파급력과 시장성이 매우 크므로 개발할 가치가 전략적으로 높다고 할 수 있다.
SERS를 사용하여 가스를 분석한 선행연구들은 기본적으로 나노기판이 설치된 소형 가스 셀에 샘플 가스를 흘려보내면서 가스 분자를 흡착시키고, 흡착된 가스 분자의 라만 스펙트럼을 현미경 라만분광 프로브를 이용하여 획득한 뒤, 이를 통해 미량 가스의 농도를 정량적으로 분석한다. 광섬유 기반의 초소형 원격 SERS 분광 프로브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프로브를 공기 유로에 설치하여 분석하기도 하는데, 이 경우 가스 흡착 효율을 높이기 위하여 유체역학을 고려한 미세 유로를 개발하여 가스 분석 감도를 높이는 데 성공하였다는 발표도 있다[19,22-24]. 하지만 이러한 유체역학적 고려가 일정한 효과를 거두기 위한 선행조건이 있다. 이는 가스 분자의 흡착에너지가 일정 수준 이상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흡착된 분자가 나노기판 표면에 농축될 수 있을 때, 단위 시간당 나노기판 표면이 접촉할 수 있는 공기 양이 증가할수록 흡착되는 분자 수가 증가할 기회가 높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해설한 바와 같이 휴대 가능한 소형 라만분광기의 상용화는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소형 라만분광기를 도입하여 고감도로 가스 분석을 실현하였다는 보고들도 있지만[24], 앞에서 정리한 바와 같이 아직까지는 소형 분광기의 성능이 실험실에서 사용되는 전문 분광기에 비해 파장 분해능, CCD 어레이 디텍터의 측정 감도 등에서 현저히 낮으므로 적용 범위의 한계가 뚜렷함을 지적하고자 한다.
환경 모니터링 등 다양한 응용분야 현장에서의 SERS 기반의 가스분광센서의 수요가 날로 높아지고 있다. 예를 들어 대기환경 모니터링 분야에서 8대 규제물질 가운데 VOC에 해당하는 벤젠의 허용기준치는 환경 관계법령에 3 ppb로 정해져 있으며, 아토피 및 알레르기 유발 물질로 간주되는 포름알데하이드 등의 실내 공기질 모니터링 분야에서의 기준치는 약 1 ppm 이하이다. 호흡가스 분석을 이용한 질병진단 분야에서는 호흡가스 중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진 1,000여 종의 VOC 가스 중 아세톤은 1 ppm 이하, 그 외 벤젠, 포름알데하이드, 아세트알데하이드, 메탄올, 에탄올, 프로판올, 메틸아민, 메탄티올, dimethyl sulfide 등 대부분의 VOC 가스의 기준치는 10 ppb 이하이고[44,45], 화학사고 대응용 VOC 가스분석 분야에서는 벤젠, 페놀, 알데하이드, 톨루엔, 메틸아민, 메틸에틸케톤, 메틸히드라진, 알코올 등 수십 가지 종에 대해 실시간으로 1 ppm 이하의 분석 감도가 필요하다. 살펴본 바와 같이 가스분석 응용분야 현장에서의 요구치는 기본적으로 ppb급의 고감도를 갖추어야만 광범위한 응용성을 가졌다고 볼 수 있어 SERS 기반의 가스분광센서의 개발 목표의 일순위라고 할 수 있다.
현재 가스 분석 기술시장에서 갖추기를 요구하는 목표들 가운데 우선적으로 충족해야 할 것은 상기한 바와 같이 ppb급 이상의 고감도 분석능력이다. 그러나 산업 고도화에 따라 생산 및 생활 환경에서 측정이 필요한 특수 가스 및 화학 물질의 종류와 양이 급속히 증가하고 있으며, 동시에 건강, 안전, 환경에 대한 관심과 요구가 높아지면서 현장에서 다종의 가스들을 종합적으로 상시 모니터링할 필요도 증가하고 있다. 즉 분석 감도의 개선과 더불어 분석 대상 가스 종의 확대 필요성도 주요 당면과제이다. 따라서 가스크로마토그래피, 질량분석기, GC-MS, FT-IR 등과 같은 정밀 분석장비들뿐만 아니라, 휴대 가능하고 저렴하면서도 종합적 분석 능력을 갖춘 가스센서에 대한 시장의 요구가 지대함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이와 관련한 대표적인 유망 기술은 전기화학센서이다[45,46]. 타겟 분자의 농도에 비례하여 발생하는 전압신호를 이용하여 가스를 분석하는 전기화학센서는 시스템 소형화가 용이하고, 저렴하며, 종합적 가스 분석 능력 구현의 잠재력이 커서 지난 수십 년 동안 집중적으로 개발되어 왔고, 상용화도 많이 이루어졌다. 현재 상용화된 전기화학센서가 분석 가능한 가스 종은 광범위하며, 분석 감도는 대부분 ppm 수준이고, NO2, DNT, 포름알데하이드 등 일부 가스 종에 대해서는 ppb 수준, 또는 드물게 ppt 수준에까지 이르고 있다[45,46]. 근래에는 종합 분석능력 구현을 위하여 센서 어레이를 도입하는 추세에 있으며[45,46], 어레이 센서 방식은 가스 종 식별능력 구현에도 기여한다. 하지만 전기화학센서 기술의 개발 단계는 아직 분석 감도의 개선이 필요한 수준이며, 가스 종 식별 능력에서도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따라서 전기화학센서 기술은 현재와 미래의 가스센서 기술 시장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이지만, 향후 기술 개선이 장기적으로 진행되어야 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와 대비하여 SERS 가스센서 기술은 지난 수십 년 동안 연구되어 왔음에도 많은 관심을 받지는 못했고, 기술의 역사도 상대적으로 짧다. 분석 가능한 가스 종의 수도 제한적인데, 이는 전기화학센서와 마찬가지로 가스 분자의 흡착 특이성 때문이다. SERS를 사용해 분석 가능한 것으로 알려진 가스는 표 2에서 소개한 바와 같이 수십 종에 불과하다. 그중 TNT, 니코틴, HCN 등 일부 분자들은 기능성 코팅 없이도 수 ppb 이하의 초고감도로 분석에 성공한 사례가 있고, 벤젠, 톨루엔, 자일렌, 알데하이드 계열 가스 분자를 단일 분자막 또는 다공성 거대분자 박막 등 기능성 코팅을 이용해 ppb 수준에서 분석한 결과들이 최근 발표되고 있다.
SERS 가스센서 기술에서 우선적으로 해결하여야 할 중요 현안은 분석 가능 가스 종의 확대와 ppb 수준의 고감도를 구현하기 위한 기능성 코팅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다. 선행 연구와 전기화학센서의 사례를 참고할 때, 단기간 내 획기적인 발전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따라서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꾸준히 연구하여 주요 VOC 가스 분자를 ppb 수준으로 실시간 분석할 수 있는 기능성 코팅 물질들을 추가로 확보해야 할 것으로 사료된다. 이와 더불어 보다 높은 표면증강효율을 갖는 나노구조체 개발, 감도와 분해능이 우수한 소형 라만분광계 개발, 효율적인 가스 샘플링 기술 도입 등을 통해 현장에서 손쉽게 적용 가능한 종합 ppb급 고감도 SERS 가스센서 시스템을 개발하면, 가스 분자 식별 능력을 갖는 SERS 분광센서의 고유한 장점을 바탕으로 단독, 혹은 전기화학센서, 레이저 분광센서 등과 결합하여 현장의 다양한 요구들을 충족시킬 수 있는 유력한 가스센서 기술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휴대 가능하며 다량의 가스 종에 대응해 실시간 ppb급 고감도 분석이 가능한 가스센서 기술을 향한 시장의 수요는 매우 크지만 현재까지 개발된 기술은 아직까지 이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으며, 향후에도 기술시장의 요구는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시장수요에 반해 유력한 센서 기술은 현 시점에서 특별히 나타나지 않았기에 고유한 장점들을 많이 가지고 있는 SERS 센서 기술이 앞으로 많은 역할을 수행할 수 있으리라 기대된다.
정보통신산업진흥원 자동차 AI 융합 연구개발 사업(과제번호 S0253-22-1001); 민군 겸용 기술개발사업(과제번호 23-CM-EL-10).
저자는 본 논문과 관련된 어떠한 이해충돌 사항도 없었음을 밝힌다.
본 연구의 결과 분석 및 생성된 데이터는 모두 본 논문 내 명시되어 있으며, 공공의 이용이 가능하다. 데이터에 접근하거나 사용하고자 하는 이는 저자에게 타당한 이유를 밝히고 허가를 통해 사용할 수 있다.
Table 1 Representitive previous works where highest average enhancement factors (EFs) were obtained
SERS Substrate | Average EF | Fabrication Method | Ref. |
Tilted AgNR Array | 7 × 108 | OAD | [6] |
AgNW Bundle Array | 1.4 × 108 | AAO; ED | [29] |
3-D AgNP Complex | 3.5 × 107 | AAO; TE | [34] |
Vertically Aligned AgNR Array | 3 × 107 | AAO; ED | [35] |
AgNW Bundle Array | 2.3 × 107 | AAO; TE | [34] |
AgNP Coated Au Nanotube Array | 2 × 107 | AAO; ED; TE | [36] |
Multilayer Aggregated AgNPs | 1.5 × 107 | AgNP; agarose | [30] |
AuNW Network | 6 × 106 | AAO; TE | [39] |
Au 3D-Nanocauliflower Array | 2.2 × 106 | AAO; PDMS; Sputt. | [40] |
AgNP Coated ZnO Flower Array | a)1010 | Litho; ZnO; Sputt. | [37] |
AgNP Coated Micropyramid Array | a)8.8 × 109 | Embossing; AgNP | [38] |
Au Coated Polycarbonate Nanopillar Bundle | a)1.4 × 108 | AAO; imprinting; EV | [41] |
a)The numbers are short of feasibility in their evaluation methods.
SERS, surface-enhanced Raman spectroscopy; NR, nanorod; NW, nanowire; NP, nanoparticle; OAD, oblique angle deposition; AAO, anodic aluminum oxide; ED, electro-deposition; TE, thermal evaporation; Sputt, sputtering; Litho, lithography; EV, e-beam evaporation.
Table 2 Representative functionalized materials and their gas detection results
Functionalized Material | Target Gas | Sensitivity | Nanostructure | Ref. |
- | HCN | 10 ppb | AuNP | [10] |
- | DNT | 10 ppt | AuNP | [11] |
- | 4-Nitrophenol, Pyridine | 0.5 ppb | AuNP | [12] |
- | Methylmercaptane | ppb-Level | Ag Nanostructure | [13] |
- | Nicotine | 7 ppb | Ag Substrate | [14] |
- | Hydrazine, Anisole | 100 ppb, 0.5 ppb | AgNP | [15] |
1-Propanethiol | Bz, Tol, Xylene | (Bz) < 1 ppm | AgNR Array | [16, 17] |
4-ATP | Benzaldehyde | ppb-Level | Ag Nanocrystal | [18] |
ZIF-8 & Cysteamine | Benzaldehyde, 3-Ethylbenzaldehyde | 1 ppb | Ag Nanocube | [19] |
Co-Ni LDH & 4-ATP | Benzaldehyde | 2 ppb | Ag Nanocube | [20] |
LDH | Styrene | 1 ppb | Au Nanoarray | [21] |
Ti3C2Tx Mxene | DNT, Benzaldehyde, Indole | 10–50 ppb | Ag Nanocube on PS Microsphere | [22] |
Porous ZnO | Bz, Tol, Xylene, Nitro-Bz, Chloro-Bz, etc. | (Tol) < 10 ppb | Au Nanoarray | [23] |
Porous Cu(OH)2 | Benzaldehyde, Styrene, Xylene, Nitro-Bz, Bz | (Benzaldehyde) 500 ppt | Au Nanoarray | [24] |
MOF (MIL-101(Cr)) | Tol, 4-Ethylbenzaldehyde, Formaldehyde | 6 ppm, 5 ppm, 75 ppm | AuNP | [25] |
ATP: aminothiophenol, ZIF: zeolitic imidazolate framework, LDH: layered double hydroxide, MOF: metal organic framework, AgNR: silver nanorod, AgNP: silver nanoparticle, Bz: benzene, Tol: toluene, HCN: hydrogen cyanide, DNT: Dinitrotoluene, PS: polystyrene.
Table 3 Ideal resolutions of spectrometers for given parameters at 500 nm wavelength
Parameter | Groove Distance (d) (nm) | Grating Width (W) (cm) | Focal Length (f) (cm) | Slit Width (a) (µm) | Detector Pixel size (µm) | Resolution (∆λ) (nm) |
Value | 500 | 5 | 30 | < 3 | < 3 | 0.005 |
20 | 20 | 0.035 | ||||
1 | 3 | < 1.5 | < 1.5 | 0.025 | ||
20 | 20 | 0.3 |
Actual resolution can be degraded depending on instrumental factors, such as aberration.
pISSN 1225-6285
eISSN 2287-321X